최근 통신시장의 이슈메이커는 LG유플러스다. 지난해 7월 하현회 부회장의 취임 이후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더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기점으로 잠재력을 발산하고 있다. 과거 LG유플러스와 관련된 이슈는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낙관적인 소식이 자주 들린다.

이동통신시장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로 재편된 2002년부터 LG유플러스는 늘 꼴찌였다. 2011년 LTE 상용화 당시 LG유플러스가 반짝 선전했지만 곧 지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10여년간 통신시장 점유율은 ‘5:3:2 공식’이 유지됐고 대중의 뇌리에 “LG유플러스는 좋지 않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제공=LG유플러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제공=LG유플러스

◆평온한 통신시장에 돌을 던지다
콘크리트 같던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5G 상용화를 눈앞에 둔 지난 3월29일부터다. 이날 LG유플러스는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임직원 350명이 모인 가운데 ‘U+ 5G 일등 출정식’을 열고 5G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하 부회장은 “5G는 LG유플러스의 통신역사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 5G시대를 선도해 통신시장 1등으로 거듭나겠다”며 ‘만년 꼴찌’ 탈피 의지를 피력했다.


하 부회장은 승부사 기질을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지난해 권영수 LG 부회장과 자리를 맞바꾸며 LG유플러스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하 부회장이 이끄는 LG유플러스가 통신시장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단말기부터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30만원대 공시지원금을 책정하자 기다렸다는 듯 50만원대 공시지원금을 제시해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통신업계의 특성상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공시지원금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공시지원금을 일주일이상 유지해야 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을 위반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지난 6월 LG유플러스는 5G 속도 관련이슈를 부각했다. ‘서울시내에서 5G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빠르다’는 문구를 마케팅용으로 사용한 것. SK텔레콤과 KT는 국내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LG유플러스가 측정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이 논란은 8월 초까지 이어졌다. 미국 컨설팅업체 IHS마킷 루트매트릭스는 국내 통신사들의 5G 속도 측정결과를 발표했다. IHS마킷은 8월12일 ‘한국에서는 LG유플러스의 5G 속도가 가장 빠르고 낮은 통신지연, 데이터 안정성을 기록했다’며 ‘LG유플러스의 5G가 경쟁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유플러스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8월16일 삼성전자와 함께 5G 단독규격(SA) 시연에 성공했다. 현재 비단독규격(NSA)은 5G와 LTE망을 동시에 사용해 제대로 된 5G 속도 구현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SA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진정한 의미의 5G가 구현될 수 있다고 말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통신시장의 방향키를 쥐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가 극적으로 변한 것은 하 부회장이 지닌 승부사 기질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꼴찌의 ‘5G 선공’, 판도 바꿨다

◆CJ헬로 '알뜰폰 문제' 해결할까
하 부회장의 적극적인 전략은 기존 통신시장의 5:3:2 구도를 4:3:3 구도로 바꿔놨다. 5G 상용화 100일째를 맞던 지난 7월10일 LG유플러스는 점유율 29%를 달성하며 5G시장에서 KT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였다. KT가 채용비리 관련구설에 오르고 황창규 회장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추격의 고삐를 바짝 조이는 양상이다.

하 부회장은 5G 상용화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한다. 통신속도, 가상현실 콘텐츠 비교부터 경쟁사를 불법보조금 살포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자극적인 행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임 권영수 부회장과 하 부회장이 결이 다른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권 부회장은 ‘재무전문가’의 이미지를 지녔지만 하 부회장은 ‘전략기획통’으로 언급된다. 그만큼 치밀하고 공격적이다.

다만 하 부회장과 LG유플러스가 5G시장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하는 모습과 달리 CJ헬로 인수 관련 문제는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하 부회장은 취임 후 8개월 만인 올 2월 CJ헬로 인수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2월14일 이사회를 열어 CJ헬로 지분 50%+1주를 총 8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통3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유료방송사업자 인수에 나서면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큰 문제없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8월 현재 CJ헬로 인수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에서 제동이 걸렸다. CJ헬로가 운영하는 알뜰폰이 쟁점으로 부각된 것. LG유플러스가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를 인수하면 대기업의 힘에 시장경쟁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 LG유플러스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를 추진하는 대신 알뜰폰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는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LG유플러스가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업계를 이끌어 가는 모습”이라며 “하 부회장은 통신시장의 특성상 한 기업이 내달리면 다른 두 기업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원리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필
▲1956년생 ▲부산대학교 사학 학사 ▲일본 와세다대학교 경영학 석사 ▲LG금속 입사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담당 상무 ▲LG시너지팀 부사장 ▲LG전자 HE사업본부 사장 ▲㈜LG 대표이사 사장 ▲LG디스플레이 사내이사 ▲㈜LG 대표이사 부회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607호(2019년 8월27일~9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