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반대한 홍콩시민들의 시위 모습. /사진=로이터
홍콩 송환법 반대한 홍콩시민들의 시위 모습. /사진=로이터

홍콩에서 반환송법 시위가 3개월째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개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 홍콩증시의 주식을 직접 매수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국내 증시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최근 항콩항셍지수는 홍콩시위가 격화된 지난 8월1일부터 같은달 30일까지 6.67% 하락한 2만5724.73에 장을 마쳤다. 이는 미중 무역협상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홍콩시위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6월9일 시작된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는 5년 전 '우산혁명'의 기록을 넘어선 홍콩의 최장기 시위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위대는 현재 ▲송환법 완전 철회 ▲경찰의 강경진압 조사위원회 설치 ▲체포된 시위 참가자 전원 석방 및 불기소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홍콩 행정장관 및 입법회 직선 등 다섯 가지 핵심사항을 정부가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홍콩항셍지수는 홍콩시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8월17일 시위가 평화롭게 끝나면서 홍셍지수도 2600선을 회복했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8월24~25일) 시위가 격화되면서 다시 2500선으로 내려앉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실제로 홍콩증시의 주식을 직접 매수한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8월1∼22일(거래일수는 16일) 국내 투자자의 홍콩시장 주식 매도금액은 1억6550만달러로, 거래일 기준 하루 평균 1034만4000달러(약 12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의 일평균 매도액(859만6000달러)보다 20.3%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홍콩 주식 매수금액은 1억2390만달러이고 일평균으로는 774만4000달러(약 94억원)로 집계됐다. 7월 일평균 매수액(1063만달러)보다 27.1% 줄어든 규모다.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 찻잔속 태풍?

증권가에서는 홍콩시위가 국내 증시에 부담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 정부의 군사개입 가능성이 낮다면서 홍콩 내에서 끝날 이슈로 내다봤다. 다만 군사개입이 이뤄질 경우 국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영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의 한국 제외,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 발효 예정, 홍콩시위,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이 한국 증시의 불안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들 요인이 한국 증시에 더 큰 부담을 주는 악재로 부각될 여지는 적다"고 밝혔다.

김 애널리스트는 "홍콩 시위에 대해서 중국의 군사 개입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말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는 경우 홍콩 내 경기는 둔화될 여지는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무력 진압할 경우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서방의 중국 경제 제재로 번지면 우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홍콩 시위대와 중국 정부가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중국 무력 개입으로 홍콩을 통한 우회 수출이 차단되면 단기적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무력 진압으로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경제 제재를 가할 경우"라며 "미중 분쟁으로 악화된 중국 경기가 추가로 위축되면 대중국 수출(홍콩 포함) 의존도가 약 35%에 이르는 한국 수출의 타격이 불가피하고 한국 실물경제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