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DB손해보험 |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과거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받은 대출의 만기가 이달부터 집중적으로 돌아온다.
대출 담보는 김 전 회장이 보유한 DB손해보험 주식이다. DB손보는 안정적 흑자를 내고 있어 만기 연기 등의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이 대출 상환자금을 마련할 방법은 사실상 DB손보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유일하다. DB손보는 순익 규모에 배당전략을 달리하는 데 업황 불황 및 회계기준 변경 등으로 배당을 확대하기 어려워 상환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9월부터 내년초 만기 집중 도래
김 전 회장이 DB손보 주식담보 규모는 470만8500주다. 이 중 오는 7일 50만주, 18일은 160만주의 주식담보대출이 각각 상환되며 지난달 말 종가 기준으로 1000억원에 달한다. 통상 주식담보대출은 담보의 60% 정도가 대출 취급액이며 과거 주가 등을 감안하면 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7일 만기되는 대출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과 새로 체결한 대출 물건이다. 이 대출건은 2012년 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주식담보대출이었지만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이 더 유리한 금리조건을 제시하면서 김 전 회장은 대출 기관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김남호 DB손보 부사장의 주식 50만주를 빌리는 형태로 대출을 갈아탔고 김 부사장과는 주식대차거래를 체결했다. 김 전 회장은 보유 주식전량이 담보로 잡힌 상태로 주식담보대출 전환 시 이뤄지는 일련의 과정이다.
18일 만기되는 대출건은 미래에셋대우 물량으로 2009~2013년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시행됐다. 이후 2016년 대출 3건을 KDB대우증권으로 모두 전환했고 이후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면서 현재 미래에셋대출 물량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 외에도 내년 1월 하나은행과 체결환 171만주, 3월에는 광주은행과 맺은 67만2000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DB그룹 관계자는 “DB손보 경영 여건이 안전한 만큼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담보가 우수해 만기 연장에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진한 실적, 상환 지연될 수도
김 전 회장은 구조조정을 위해 보유주식 전량을 담보로 받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불미스러운 사태로 2017년 9월쯤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때문에 김 전 회장이 대출상환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은 사실상 배당수익이 유일하다.
김 전 회장의 DB손보 지분율은 6.65%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DB손보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84억원이다.
문제는 DB손보의 실적이다.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내는 국내 대표 손보사지만 보험업황 고전으로 순익이 예년만 못하다. DB손보는 순익 규모에 따라 배당 규모도 달라지는데 지난해 배당이 2017년보다 줄어든 이유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325억원, 배당총액은 1266억원으로 2017년(순익 6611억원, 배당금 1456억원)보다 모두 감소했다. 김 전 회장이 지난해 받은 배당금도 2017년보다 13.4%(13억원) 감소했다. DB손보는 20%내외 수준의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배당성향(23.8%)은 최근 3년 중 가장 높았다.
올해 실적은 매우 좋지 못하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9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7% 급감했다. 통상 손보사의 4분기 실적이 좋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4000억원 순익 돌파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상환지연 시 변수는
DB손보가 적극적인 배당을 실시하긴 여의치 않다. 장기보험 경쟁력 심화로 사업비율이 치솟는 가운데 자동차보험 손해율마저 좋지 못하다. 특히 회계기준 변경을 앞두고 있어 배당을 풀 만한 여력이 못된다. 생보사보다 상황이 나은 정도지 손보사 역시 자본을 쌓아둬야 하는 시점이다.
주가 흐름은 지켜볼 대목이다. 대출이 집중 시행된 2012~2013년 주가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업황 전망이 그리 좋지 못한 점이 변수다. 주가가 현 수준보다 크게 떨어지면 담보가 약해질 수 있어 상황압박이 나올 수 있다. 손보의 경우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생보사의 최근 주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주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업 건전성에 이상이 없다면 상환이 지연되는 것 자체가 문제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신사업을 위한 투자 차원이 아닌 구조조정에서 차원에서 발생한 대출의 상환이 지연된다면 앞으로 자금조달 부분 등에서 탄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