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연쇄살인사건. /사진=뉴스1(블로그 캡처) |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50대 남성이 지난 1994년 청주처제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춘재의 2심 판결문 내용이 19일 머니투데이를 통해 보도되면서 그의 잔인한 범행 수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춘재는 지난 1994년 1월, 당시 20살이었던 자신의 처제 A씨를 강간한 뒤 잔혹하게 살해했다. 그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아내가 두 번째로 가출하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춘재는 A씨에게 수면제가 탄 음료를 먹이고 성폭행했다. 잠에서 깨어난 A씨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인지하고 이춘재를 원망하자,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망치류의 둔기로 A씨의 뒷머리를 내리친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사체를 집에서 약 880m 떨어진 곳까지 운반해 유기했다.
당시 사체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들과 비슷하게 ‘여자 스타킹’ 등으로 꽁꽁 묶여 싸여있었다.
이춘재의 폭력적 성향은 평소 아내에게 두려움을 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가 처음 가출을 시도하고 집에 돌아온 날, 이춘재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주먹으로 아내의 얼굴과 목, 아랫배 등을 마구 때려 하혈시켰다. 또 자신의 동서에게 “아내와 이혼을 하겠지만 쉽게 이혼하지 않는다”, “다른 남자와 다시는 결혼하지 못하도록 문신을 새기겠다”며 협박했다.
처제를 살인하기 며칠 전에는 아내에게 “내가 무서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법원. /사진=뉴스1 |
1심 재판부는 이춘재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춘재는 ‘나는 피해자를 강간하고 살해한 사실이 없고 그렇다 하더라도 1심의 양형은 너무 과해 부당하다’면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증거로 인정되는 사실과 이춘재의 범행 전후 행적, 진술 허구성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범행을 이춘재가 범했다고 인정한 것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범행은 평소 피고인을 믿고 따르던 처제를 강간·살해한 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의 사체를 유기한 반인륜적 범죄로,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계획적이고도 치밀하게 이뤄졌다”면서 “이춘재는 범행에 대해 전혀 뉘우치는 기색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판단을 바꿨다. 대법원은 이춘재의 성폭행 범행은 계획된 것이 맞지만 살인은 우발적이었을 수도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처제를 강간·살해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유기한 것은 반인륜적 범죄임에 틀림없고, 그 범행방법 또한 잔인한 면이 없지 않으나 존엄하기 비할 바 없는 인간의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극형을 선택·처단할 것인가 여부는 그 양형조건에 관해 충분한 심리를 한 다음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면서 감형 취지로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이후 대전고등법원은 대법원의 취지대로 사형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해 이춘재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에 그는 지금까지 부산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하지만 화성 연쇄살인 사건 범행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