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왼쪽)과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사진=뉴스1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왼쪽)과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 /사진=뉴스1

5위 NC 다이노스와 4위 LG 트윈스가 가을야구 마지막 문턱에서 조우했다. 
NC와 LG는 3일 오후 2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9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이하 'WC') 1차전을 치른다.

WC는 3판2선승제로 4위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하는 구조다. 페넌트 레이스 4위인 LG로서는 단 1승만 거둬도 3위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유리한 상황이지만 LG의 승리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최근 몇 주간 NC가 보여준 기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도장깨기' 마치고 온 NC, 후반기 상대전적도 우세

NC는 이번 시즌 가을야구 복귀가 무산될 뻔했다.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10위까지 떨어진 NC는 이번 시즌 절치부심의 각오로 임하면서 시즌 초 1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4월 중순 이후 힘에 부친 모습을 보이며 3~4위를 오가다가 6월에는 5위로 떨어졌다.

그 사이 밑에서는 KT 위즈가 치고 올라왔다. KT는 이번 시즌 강백호-멜 로하스 주니어-유한준 등 강력한 타선을 등에 업고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꿈꿨다. 전반기까지 1.5경기차로 NC를 바짝 따라붙은 KT는 8월 초 마침내 공동 5위까지 올라왔다.


위기의 순간 NC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NC는 9월 첫 6경기를 3승3패로 예열하더니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두산 베어스, KT, 삼성 라이온즈와 가진 5연전을 싹쓸이하는 위용을 과시했다. 특히 5위 결정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KT와의 2연전을 모두 가져간 게 컸다.

단순한 연승이 아니었다. NC 타선은 이 기간 조쉬 린드블럼(두산), 배재성, 윌리엄 쿠에바스(이상 KT), 벤 라이블리(삼성) 등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기세를 올린 NC는 9월 한 달간 무려 12승(7패)을 쓸어담으며 9승(9패)에 그친 KT를 누르고 WC 진출을 확정지었다.

특히 NC는 9월 LG를 2번 만나 모두 승리하는 등 후반기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섰다. 전반기 4승6패를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LG 역시 9월에 12승(9패)를 기록하며 한화 이글스, NC와 함께 월간 성적 공동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상대 전적으로만 따진다면 NC의 기세가 더 매서운 것이 현실이다. 

◆핵심타선 NC 우위… 외인 활약 '변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NC 다이노스 타자 양의지, 박민우, LG 트윈스 타자 이형종, 김현수. /사진=뉴스1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NC 다이노스 타자 양의지, 박민우, LG 트윈스 타자 이형종, 김현수. /사진=뉴스1

NC의 이번 시즌 성과 중 하나는 양의지를 영입했다는 것이다. NC는 시즌을 앞두고 두산에서 FA로 풀린 양의지를 4년 계약금 60억원, 연봉 65억원 등 총 125억원에 데려왔다. 국내 포수 중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양의지는 이번 시즌 그 기대에 100% 부응했다. 타석에서는 138안타 20홈런 0.354의 타율을 기록, 지난 1984년 이만수(당시 삼성) 이후 처음으로 포수 타격왕에 등극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35%가 넘는(35.6%) 도루 저지율을 선보이며 몸값을 입증했다. 이번 시즌 NC가 특출난 1선발을 찾지 못한 가운데서도 좋은 성적을 보였던 데는 양의지의 공이 컸다.

양의지의 곁을 지킨 건 박민우였다. 박민우는 이번 시즌 161안타를 때리며 0.344의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은 단 1개 뿐이었지만 도루를 18번이나 성공하며 테이블 세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특히 양의지와 박민우는 9월에도 각각 0.293과 0.347의 타율로 꾸준함을 입증했다. 또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각각 2안타, 3안타씩을 때리며 포스트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반면 LG 간판 타자 김현수는 9월 들어 기세가 크게 꺾였다. 김현수는 지난달 65번 타석에 섰지만 안타는 단 10개에 그치는 부진을 겪었다. 볼넷도 단 2개에 그쳤다. 월간 타율은 0.159로 급락했다. 가장 최근에 가진 5경기 동안은 연속 무안타에 그쳐 우려를 더욱 키웠다. 같은 기간 볼넷도 단 1개에 불과했다.

김현수와 함께 핵심 타선으로 분류되는 이형종도 들쑥날쑥한 타격감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3월에 0.241로 시작했던 이형종은 4월달 0.350으로 회복한 뒤 계속 2할대 후반을 유지했지만 8월에 다시 3할대를 회복(0.346)한 뒤 9월에 0.235으로 추락했다. 최근 10경기만 놓고 보면 35타수 8안타 1홈런 0.229의 타율이다.

후반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채은성(타율 0.333)이나 이천웅(0.299)이 있지만 두 선수도 최근 10경기에서 타율이 2할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중요한 승부에서는 '믿을맨'들의 한 방이 필요한 만큼 LG로서는 핵심 타선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부상당했던 오지환이 WC 엔트리에 합류한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지난달 22일 도루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오지환은 당초 복귀까지 3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직 수비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류중일 감독은 필요시 오지환을 대타 카드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LG 트윈스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가 지난달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2점 홈런을 치고 홈을 밟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LG 트윈스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가 지난달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회말 2점 홈런을 치고 홈을 밟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믿을만한 외인 타자가 있다는 점도 LG에게는 큰 힘이다. 

LG의 카를로스 페게로와 NC의 제이크 스몰린스키는 모두 지난 7월 대체 외인으로 한국땅을 밟았다. 현재까지만 보면 페게로가 스몰린스키에 앞선다. 스몰린스키가 205타수 47안타 9홈런으로 0.229의 타율에 그친 데 반해 페게로는 199타수 57안타 9홈런 0.286의 타율로 기록 면에서는 우위를 점했다.
멀티히트 경기도 페게로가 스몰린스키보다 1경기 더 많아(15경기-14경기)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페게로가 최근 4경기 연속 침묵한 가운데 스몰린스키는 지난 24일 두산전에서 6타수 3안타(1홈런)를 때려내는 등 어느 정도 감을 유지했다.

◆LG, 끈질긴 야구 필요하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온 NC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중간에 끼었다. 지난 1일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예상보다 더 큰 힘을 소모한 탓이다.

이날 경기는 두산-SK 1위 경쟁의 향방이 갈리는 만큼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동욱 감독은 바로 이틀 뒤 WC가 예정됐음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실제로 이날 9명의 투수를 내면서 '총력전' 양상을 보였다.

비록 출전 투수들의 투구수를 모두 20개 이하로 조절하고 이닝을 길게 가져가지 않았지만 NC는 이날 경기에서 강윤구, 장현식, 박진우, 임창민, 원종현 등 필승조급 투수들을 연이어 기용했다. 선발 투수로 낙점된 크리스천 프리드릭이 만에 하나 조기 강판될 경우 투수진 운용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박민우의 부상도 문제다. 박민우는 1일 경기에서 7회말 투수 김건태의 1루 견제구가 빠지자 이를 잡으러 달려가는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에 부상을 입었다. 급히 지석훈으로 교체된 박민우는 현장에서 아이싱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검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큰 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만약 박민우가 경기 전이나 중간에 빠진다면 NC는 공수에서 큰 타격을 입는다.

LG는 3일 선발 투수로 케이시 켈리를 미리 점찍었다. 이번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4승12패를 기록한 켈리는 퀄리티스타트만 24회를 기록, 퀄리티스타트 비율이 82.8%에 이른다. 리그 전체 최고 수준이다. LG로서는 마운드에서 켈리가 버티는 가운데 타선이 초반부터 끈질기게 프리드릭을 괴롭히면서 공을 많이 던지게 만들 필요가 있다.

어려운 싸움을 하면서 올라온 NC가 첫 경기 승리로 상승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LG가 9월의 부진을 깨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승부가 펼쳐진다.

NC와 LG의 경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SBS를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