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사진=뉴스1 |
한글날에 즈음해 손글씨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4일 네이버가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한글날 손글씨 공모전'을 개최했는데요. 특히 가수 강다니엘과 에이핑크 초롱은 각각 자신만의 글씨체인 '다니티체', '롱롱체'를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한글사랑 실천을 위한 법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글날을 맞아 네이버법률이 '국어기본법'을 소개합니다.
◆광역BRT의 한글 이름은 '바로타'?
문화체육관광부는 국어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2005년 지난 국어기본법을 제정했습니다. 국어기본법은 총 5장 27조 및 부칙으로 이뤄져 있는데요. 국어 사용 촉진과 국어 발전 및 보전에 목적이 있습니다.
일례로 국어기본법 '제14조'(공문서의 작성)는 공문서를 어문 규범에 맞게 한글로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규정에 따라 공문서는 한글 작성이 원칙입니다. 다만 예외규정으로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운 경우나 전문용어, 신조어 등만 괄호 안에 한자 또는 외국 글자를 병기할 수 있습니다.
국어기본법은 또 5년마다 '국어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 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국어책임관'도 지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중앙부처마저도 국어기본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데요. 지난 3월 한글문화연대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앙부처 보도자료 절반 이상이 국어기본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외국어 남용과 한글 전용을 위반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프로그램'(과목, 교육으로 대체 가능), '글로벌'(세계적인), '컨설팅'(상담), '인프라'(기반), '플랫폼'(체제, 장) 순으로 외국어 사용 빈도가 높았습니다. 서비스, 드론 등과 같이 대체할 적당한 우리말이 없는 경우는 외래어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최대한 우리 말을 사용하자는 취지입니다.
| 외국어 사용 사례. /자료=한글문화연대 |
한글전용 위반은 보통 외국 문자나 한자를 본문에 그대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R&D, ICT, TF, SOC 등 약자만 적거나 'SOC(사회간접자본)'처럼 영문을 우리말보다 우선 쓰기도 했습니다.
| 한글전용 위반 사례. /자료=한글문화연대 |
광역 간선급행버스 'BRT'(Bus Rapid Transit) 명칭 변경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은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식 표현을 대체할 수 있는 우리 말 명칭을 공모했는데요. ‘BRT’ 대신 '바로타'로 명칭을 바꾸기로 잠정 결정됐습니다. 관계 지자체와의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바로타'가 사용될 예정입니다.
행복청은 "'바로 탄다'라는 우리말 뜻을 쉽게 연상시키는 '바로타'는 BRT의 각 영어 단어 첫 글자도 연상돼 심사위원과 국민에게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글 전용 규정한 국어기본법, 위헌 논란도
한때 국어기본법을 둘러싸고 위헌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지난 2012년 학부모, 대학교수 등 333명이 공문서의 한글전용 작성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제14조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2012헌마854)을 제기했습니다.
한글을 전용으로 사용하고 한자 사용을 배제하는 것은 언어를 통한 인격발현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또 우리말 속 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아 한자를 혼용하지 않으면 그 정확한 의미를 버리게 된다고도 주장했죠.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국민들은 공문서를 통해 공적 생활에 관한 정보와 자신의 권리 의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게 되므로 국민 대부분이 이해할 수 있는 한글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자어를 굳이 한자로 쓰지 않더라도 앞뒤 문맥으로 뜻을 이해할 수 있고, 전문용어나 신조어는 괄호 안에 병기할 수 있다"며 "가독성이 낮아진다고 보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