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서 직원이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DB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부터 0%대를 지속하다가 지난 8월 0.0%를 기록하고 9월에는 마이너스(-) 0.4%까지 떨어졌다.
KDI는 비록 경기 침체를 동반한 디플레이션이 아니지만 최근의 저물가 역시 고착화할 경우 디플레이션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저물가 기조를 전세계 공통 현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물가상승률 추세가 하락했지만 경기 회복과 함께 반등해 각국의 물가안정목표 수준을 회복했다. 만성적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던 일본도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적극적 통화정책에 따라 물가상승률이 일부 반등했다.
또 KBI는 저물가 현상이 공급 충격보다 수요 충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데에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으로 인한 일시적 공급 충격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올해 1~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4%에 그치며 물가안정목표치(2.0%)를 밑돌고 있는 것은 수요 위축으로 인한 판매 부진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KDI는 다수 품목에서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수요 위축의 근거로 지목했다. 1~9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품목 비중은 63.7%로 조사됐으며, 무상급식 등 정부 복지정책 영향이 배제된 민간소비 디플레이터 상승률도 올해 상반기 0.5%로 축소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 기여도(올해 1~9월)를 보더라도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변동폭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상품이 물가를 0.3%포인트(p) 끌어내렸으며 서비스 품목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도 -0.4%p로 나타났다. 식료품 및 에너지 관련 품목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0.2%p였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기대인플레이션도 낮아져 실질금리를 올리고 경기가 제약될 수 있다"며 "디플레이션과 낮은 물가상승률은 정도의 차이일 뿐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닌만큼 저물가 그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