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사진=뉴시스
세월호 유가족. /사진=뉴시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 구조 과정에서 당시 박근혜정부의 미흡한 대처로 구조 시간이 지연된 게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특조위는 3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18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 세 번째 희생자 A군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대처로 구조 시간이 지체됐다고 밝혔다.

문호승 특조위 소위원장은 "대형 재난 구조에는 가용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구조할 사람을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하고 사망 판정 전까지 최선을 다해 치료하도록 돼 있다"며 "오늘 발표 내용은 구조 원칙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생긴 어처구니없고 안타까운 이야기다"고 입을 열었다.


특조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세 번째 희생자인 A군은 오후 5시24분쯤 발견돼 3009함으로 이송됐다. 당시 A군을 응급처치한 응급구조사는 A군을 ‘환자’로 호칭하며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오후 5시35분쯤 원격의료시스템을 가동해 A군 상태를 확인한 결과 인근 병원 응급의료진으로부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인근 병원까지 헬기로 20여분이 걸리는 상황.

그러나 A군은 최초 발견시각으로부터 4시간41분이 소요된 밤 10시5분이 돼서야 병원에 도착했다. A군 이송을 지시받은 해경 실무자들은 헬기를 기다리며 이송 준비를 했으나 오후 6시35분쯤 A군을 다른 배로 이동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A군은 세 차례나 배를 갈아타야 했다.


해경 실무자들이 기다리던 헬기는 A군이 아닌 해경 고위 관계자들의 몫이었다.

오후 5시40분쯤 도착한 B515 헬기는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을 태웠고, 오후 6시35분 도착한 B517 헬기도 김석균 전 해경청장을 태우고 이동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날 정부가 살 수 있는 아이를 죽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장훈 세월호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심장이 떨리고 분하고 억울해 눈물도 말도 나오지 않는다"며 "오늘 발표 내용은 우리 아이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살아있었는데 적절한 응급조치가 실시되지 않아 희생당했다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사고 당시 원격 진료한 의사 지시대로 헬기로 수송했다면 우리 아이는 살아서 돌아왔을 것이다"며 "해경은 살 수도 있는 생명을 고의로 죽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월호 유가족들은 오는 11월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책임자 재수사를 요구하는 고발 대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