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연이은 터진 투표 조작사건 때문인데요. CJ E&M 엠넷의 '프로듀스Ⅹ101'을 연출 및 기획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법정 구속되면서 투표 조작은 의혹이 아닌 실제 범죄로 비화하는 모습입니다.

안 PD와 김 CP는 시청자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청자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사기와 업무방해, 배임수재 등인데요.


시청자 투표 조작에 왜 이런 혐의들이 적용됐는지 네이버법률이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유료문자 투표 조작→사기

우선 사기 혐의는 시청자들의 유료문자 메시지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참고로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경우 성립하는데요. 사기죄가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사기죄에서의 기망이란 '허위의 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으로써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상대방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경우, 사기죄가 되는 거죠.

오디션 순위 투표 유료 문자는 건당 100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프듀는 순위 발표식에서 2000만표를 가뿐하게 넘긴 경우가 한두 차례가 아닙니다. 단순히 계산해봐도 주요 순위발표 때마다 20억원이 넘는 문자 수수료 수익이 발생했다는 추산이 가능합니다.

이런 투표를 누군가 고의로 조작했다면 상대방을 기망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사진=머니투데이
/사진=머니투데이

◆순위 조작+참가자 기만→업무방해

또 이들에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법원은 위계에 대해 "행위자가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8506 판결)
특히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순위를 오인 혹은 착각을 일으킨 투표조작 행위는 전형적인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특히 행위로 인한 결과가 반드시 달성되지 않더라도 그 위험을 초래만 해도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만약 투표 조작의 영향으로 순위가 달라지지 않았더라도 혐의를 피하긴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조작한 행위가 입증만 된다면 업무방해 혐의 역시 충분히 인정될 수 있어 보입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사진=방송화면 캡처

◆호화 술접대→배임수재
배임수재죄는 형법상 배임수증재 혐의를 말합니다.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뒤 재산상의 이득을 취했다는 의미인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뇌물수수'와 비슷합니다. 뇌물수수는 공직자 범죄에만 적용된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검찰은 안 PD와 김 CP가 기획사로부터 투표 순위 조작을 대가로 호화 술접대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술접대 정황이 사실로 밝혀지면 이 둘뿐 아니라 기획사 측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형법은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한 자 역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에선 오디션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상파와 종편에만 있는 시청자위원회를 엠넷 같은 생방송 투표 프로그램에도 적용하자는 방송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는데요. K팝 스타를 꿈꾸는 연습생들과 이를 지켜보는 팬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더이상 반복돼선 안 되겠습니다.

형법 제357조(배임수증재)
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제1항의 재물 또는 이익을 공여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③ 범인 또는 정(情)을 아는 제3자가 취득한 제1항의 재물은 몰수한다. 그 재물을 몰수하기 불가능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투표 조작 정황' 프로듀스 PD가 받는 3가지 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