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쏠라티를 개조한 엠디이(MDE) 자율주행버스. /사진=이지완 기자
현대차 쏠라티를 개조한 엠디이(MDE) 자율주행버스. /사진=이지완 기자
운전자가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아도 차량이 알아서 도로 위를 달린다. SF영화에서나 보던 자율주행차가 우리에게 한발짝 더 앞으로 다가온 모습이다. 아직 시동을 켜고 끄거나 목적지 도착 시 스스로 주차를 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완전 자율주행도 머지 않아 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난 19일 미래 산업에 관심이 높은 중국에서 눈여겨 본 국내 기업이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한다고 해 서울 상암동을 찾았다. 에이치엔티 자회사이자 국내 자율주행차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전문업체인 엠디이(MDE)다.

엠디이는 서울대 이경수 교수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차로 서울 상암 일대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엠디이가 운영한 차량은 현대차의 쏠라티를 개조한 것이다.


서울대 연구팀 관계자는 “시내 셔틀이나 실증을 목적으로 개발된 차”라며 “서울대 연구팀이 20년간 차량제어 관련 연구를 하면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가 다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외관은 그냥 쏠라티였지만 다양한 제어 장치들이 숨겨져 있었다. ▲알고리즘 생성 컴퓨터 및 차량 제어 장치 ▲차선감지 센서 ▲전·후방 레이더 ▲전·후방 라이다 ▲전·후방 AVM 카메라 ▲GPS 센서 등 수많은 장비들이 연동돼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했다.
현대차 쏠라티를 개조한 엠디이(MDE) 자율주행버스. 내부에 부착된 모니터를 통해 차량이 도로 위에서 어떤 영역을 감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이지완 기자
현대차 쏠라티를 개조한 엠디이(MDE) 자율주행버스. 내부에 부착된 모니터를 통해 차량이 도로 위에서 어떤 영역을 감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이지완 기자
차량 내부에 오르니 대형 모니터 2개가 눈에 들어왔다. 운적석 뒷편에는 차량이 주변상황을 어떻게 인지하는 지 한눈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가 달려 있었다. 주행 시 차량의 속도 및 방향부터 주변 장애물 및 차량의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해 보여줬다. 천장에는 도로와 운전석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카메라 영상이 송출됐다. 실제 자율주행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였다.
자율주행차지만 운전석에 운전자가 앉았다. 시동 및 주차 등이 아직 자동으로 구현되지 않기도 하지만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운전자가 직접 개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시스템을 켜고 천천히 전진하기 시작했다. 차선을 따라서 곧잘 움직였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제동 시 심하게 꿀렁거리고 차간 거리도 매우 길게 설정됐다. 3.3㎞의 짧은 체험이었지만 몸이 앞으로 쏠리는 일이 한두번은 아니었다.


서울대 연구팀 관계자는 “제동 시 꿀렁거리는 주행감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데 셋팅값의 차이”라며 “시연을 위해 다이나믹하게 튜닝한 것이며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엠디이 측의 설명은 조금 달랐다. 엠디이 관계자는 “제동감이나 방향감들이 어색할 수 있다”며 “주력으로 삼고 있는 것이 알고리즘 차량 구현인데 시스템적 한계가 있다. 완성차를 구매해 개조해 차량을 운영하는데 차량마다 고유의 값(ECU)이 있다. 이를 직접 통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제동감 등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차선 변경 시에는 능숙했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며 차선을 변경하라는 신호를 입력하자 뒤따라오던 차를 인지하고 잠시 멈췄다. 달려오던 차량이 지나간 뒤에야 차선을 변경했다. 엠디이 관계자는 “상식적인 선에서 이동하는 차량은 전부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엠디이 자율주행차는 신호등도 인식했다. 신호등 위에 부착된 손바닥만한 단말기를 통해 신호등 정보를 전송, 차량은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는 방식이다. 엠디이의 자율주행차는 카메라를 통한 인식방법은 활용하지 않고 있었다. 왜 일까. 엠디이 관계자는 “카메라 인식을 통한 방법도 있는데 인식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간단한 자율주행버스 체험을 마치고 엠디이 관계자는 자신들의 최종 목표에 대해 살짝 귀뜸했다. 차량의 형태와 무관하게 자율주행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엠디이는 내년부터 상암, 세종, 제주에서 차량 3대를 매일 테스트하며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 더욱 완성도 높은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