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2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구속을 피했으나 그를 둘러싼 정치권의 의견이 여전히 분분해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오전부터 진행한 조국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끝에 27일 오전 0시53분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비위 감찰을 무마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권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피의자는 직권을 남용해 유모씨에 대한 감찰을 중단한 결과, 우리사회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후퇴시켰다"라며 "국가기능의 공정한 행사를 저해한 사정이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권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사회적 지위, 가족관계, 구속 전 피의자심문 당시의 진술내용 및 태도, 피의자의 배우자가 최근에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이 있다"며 "피의자가 인식하고 있던 유모씨의 비위내용, 사표를 제출하는 조치는 이뤄졌다. 피의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 사건 범행을 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춰 구속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여야는 각기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7일 낸 서면 논평에서 "합리적 판단에 근거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라며 "검찰개혁 결실이 목전에 다가오고 있다. 검찰은 그간의 잘못된 관행에서 비롯된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매우 유감스럽다"라며 "법원 판단은 명백히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위축시키는 것이다. 검찰은 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 27일 서울동부지법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데 대해 브리핑에서 존중 의사를 밝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진=뉴스1 |
청와대 역시 법원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검찰을 향해 날을 세웠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법원의 기각 결정을 존중한다"라며 "이번 결정으로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가 얼마나 무리한 판단이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검찰은 직권남용이라는 이유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라며 "향후 그 직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법원의 최종 판결에 의해 명확하게 판단되기를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법치주의 후퇴', '직권남용' 등 단정적 문구가 기각 사유에서 나온 데 대해서는 "어디에 그런 부분이 있나"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놨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죄질이 나쁜 직권남용죄를 법원에서 인정했다"라며 "이 사건과 관련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는 검찰이 향후 이번 의혹과 관련된 '윗선' 규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