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언 동행미디어 시대 편집국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방산 스케일업 과제 : 기술인재 활용과 패키지 지원'을 주제로 열린 시대포럼 제2차 숙의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동행미디어 시대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 사진=조현호 기자


이상언 동행미디어 시대 편집국장이 이공계 인재를 국방기술 연구부대에 '집적'하는 병역특례 제도를 제안했다. 현재의 각개전투식 분산 대신 군 복무 중 한데 모여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전역 후에는 기술과 경험을 활용해 창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스라엘군 8200부대·탈피오트·맘람 등 소수정예 기술부대가 참고할만한 사례로 제시됐다.

이 국장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산 스케일업 과제: 기술인재 활용과 패키지 지원' 제하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시대]와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 겸 더불어민주당 방위산업특별위원장인 김병주 의원(재선·경기 남양주시을)이 공동 주최한 행사는 지난 4월16일 개최된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 시대포럼의 두 번째 숙의 토론회다.



이 국장은 "1973년 병역특례 제도를 시작했을 때는 급격한 인구 증가로 병역 자원이 넘쳐났고 경제 개발로 산업 인력 확보가 절실했다"며 "병역자원이 줄어들고 인력 활용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2002년 국방부가 관련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이후 시행 연기와 폐지 발표를 반복하면서 현재의 제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병무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병역특례 제도를 활용해 기업·연구기관 등에서 대체 복무한 산업지원인력(전문연구요원ㆍ산업기능요원 등)은 1만7027명이다. 그중 병무청이 방위산업 분야로 지정한 업체(76개)와 연구기관(12개)에 배정된 인원은 135명으로 전체의 0.79%다. 135명은 88개 방산업체에 분산 배치돼 병역의 의무를 수행 중이다.

산업기능요원 가운데 1만3455명은 일반 산업 분야에 속해 있다. 방산 분야에 배정된 인원은 산업기능요원 117명, 전문연구요원 18명이 전부다. 병역특례 대체 복무자의 대부분이 방위산업과는 거리가 있는 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이상언 동행미디어 시대 편집국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방산 스케일업 과제 : 기술인재 활용과 패키지 지원'을 주제로 열린 시대포럼 제2차 숙의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조현호 기자


이 국장은 "현재의 병역특례 제도는 집적의 효과가 나기 힘든 구조로, 병역특례 인력들이 일반 기업의 노동력일 뿐 국방 기술 전력이라고 볼 수 없다"며 "대체복무 인원 중 방산 분야에 배정된 인력은 1% 미만으로 이마저도 88개 업체와 연구기관에 분산되면서 기술 축적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병역특례 새 방향에 대해선 "기술 특기를 지닌 이들을 선발하는 별도의 트랙을 신설하자"며 "해킹, 소프트웨어(SW), 과학 재능을 검증해 국방기술 분야로 배치하는 경로를 신설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군 복무와 전역 후 경력을 연계하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라며 "복무 중 R&D에 참여를 보장하고 전역 후 방산 분야 취업·창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국장은 "병역특례 제도를 넘어 기술부대 양성 구조로 가야 한다"며 "분산 배치에서 집적 구조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력의 집적 구조가 역량과 구조의 축적 토대"라면서 "이스라엘 8200부대와 맘람, 탈피오트가 그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방 과학기술 분야 조직. /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이 국장이 소개한 이스라엘군 정보사령부 산하 8200부대는 통신정보 분석과 암호 해독, 사이버전을 맡는 정예 조직이다. 예산·조직 규모·작전 사항이 국가 기밀로 이스라엘군 내 최대 규모급 부대로 알려져 있다. 매년 고3 수만 명이 지원해 상위 인재만 뽑히며 남성 3년·여성 2년을 복무한다. 2010년 이란 우라늄 농축시설을 마비시킨 스턱스넷의 배후로 지목됐고 IT 구인 공고에 '8200 출신 우대'가 흔할 만큼 산업계 인재망도 두텁다.

맘람은 1959년 창설된 이스라엘군 최초 기술부대로 군 IT(정보기술) 인프라·소프트웨어 개발·사이버 보안을 도맡는다. 작전 프로그램과 모바일 앱, 대민 웹사이트를 직접 만들고 국방 클라우드 시스템까지 총괄한다. 선발 즉시 6개월 실무형 훈련을 거쳐 곧바로 개발·운영 업무에 투입되며 총 복무기간은 2년 6개월, 장교는 5년이다. 이스라엘 최대 IT서비스 기업 매트릭스(Matrix)가 맘람 출신 손에서 세워지는 등 민간 IT 산업의 뿌리로도 꼽힌다.

탈피오트는 이스라엘의 '국방 과학기술 장교 사관학교'로 매년 지원자 1만여 명 가운데 50명만 선발한다. 필기·면접·과제해결 관문을 거친 생도는 히브리대에서 수학·물리·전산을 3년간 배우며 군사훈련을 병행한다. 학사 학위 취득 뒤 중위로 임관해 6년을 복무하는데 초반 2년은 사이버·특수부대, 이후 4년은 연구소·방산업체에서 신무기 개발을 맡는다. '20대의 창의성으로 새로운 무기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체계도 이곳에서 완성됐다.

이 국장은 "이스라엘 탈피오트 출신의 말처럼 우리나라도 이공계 우수 인력을 한 곳에 모아두고 고민을 하게 하고 연구를 하게 돕는다면 무기도 나오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나올 것"이라며 "사명감과 능력, 기술이 있는 젊은이들이 '집적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병역특례 제도를 바꿔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25년 말 기준 병역특례 관련 통계. / 그래픽=신재민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