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 제2차 숙의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시대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교수가 19일 "K방산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단순한 무기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하고 전략적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산 스케일업 과제: 기술인재 활용과 패키지 지원' 제하의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시대]와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 겸 더불어민주당 방위산업특별위원장인 김병주 의원(재선·경기 남양주시을)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는 지난 4월16일 열린 '새로운 전쟁의 시대, K방산의 현재와 미래' 시대포럼의 두 번째 후속 숙의 토론회다.



이 교수는 세계가 전쟁과 무역 갈등,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의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K방산 입장에선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의 방산 수출 순위는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9위로 한 단계 올랐다. 이 교수는 "이제는 무기를 팔고 국내에서 생산해 보내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생산과 기술이전, 유지·보수·정비(MRO)까지 현지에 들어가 국가와 지역에 묻어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화 과정에서 기술을 어디까지 이전할 것인지,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노선은 무엇인지에 대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전략적 M&A를 K방산의 성장 방정식 가운데 하나로 제안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방산기업들이 신기술을 직접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M&A를 통해 기술과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리도 필요한 기술과 시장을 전략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M&A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방산업계의 산업 재편이 주목할 사례로 제시됐다. 전 세계 100대 방산기업 가운데 약 25곳을 차지하는 유럽 방산업계는 공동조달과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한편 산업 통합과 M&A를 통해 공급망과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 교수는 "필요한 부분은 통합하고 필요한 부분은 M&A를 하되 무조건적인 확장이 아니라 정부의 거버넌스 아래 기업이 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K방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역량과 기술 보호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우리 무기체계는 우리 군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수출을 위해 핵심 기술을 어디까지 이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기업, 학계가 함께 K방산의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기업이 모든 것을 정부에 의존할 수도 없고 정부가 기업에만 맡길 수도 없다"며 "기술과 전략, 국가 차원의 M&A까지 함께 고민하는 거버넌스가 구축돼야 K방산의 전략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당부했다.

토론회에서는 김 의원이 축사를 하고 이광형 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이 교수와 이상언 시대 편집국장은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이경훈 방위사업청 방산중소기업지원과장과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