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이란이 역내 미국을 계속 공격할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군 지도부는 '전쟁이 두렵지 않다'며 미국의 위협에 대항할 준비가 됐다고 나섰다.
이란 핵협정 파기로 냉각돼 있던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연초부터 친이란 시위대의 이라크 미국 대사관 습격 사태가 더해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국방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과 우리 파트너 및 동맹들에게 직접적으로 말한다"면서 "이란과 그들의 대리 민병대들이여, 우리는 역내 우리 인력과 군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 대한 공격은 우리가 선택하는 시간, 방식, 장소에 따라 대응을 마주할 것이다. 우리는 이란 정권이 그들의 악성 활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트너와 동맹들이여, 우리는 이란의 악랄하고 불안정을 조성하는 행동에 함께 맞서야 한다"며 "이라크가 내정 간섭 없이 이라크인들에 의해 통치될 수 있도록 이란의 불안정한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계속 함께 일하자"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몇 달새 이라크에서 발생한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KH)의 미군 공격이 이란 정권, 특히 혁명수비대(IRGC) 지도부의 지령을 받고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이날 “게임이 바뀌었다”라며 “이란의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고, 충분히 위험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역시 맞대응에 나서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후세인 살라미 사령관은 2일 "우리는 이 나라를 전쟁으로 몰고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전쟁도 두렵지 않다"면서 미국은 이란에 대해 올바른 언사를 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과 IRNA 등에 따르면 살라미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관료들이 이라크 내 반미 시위를 이란이 부추겼다고 책임을 돌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살라미 사령관은 "우리는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 미국을 향한 증오는 전 세계에 만연하다"면서 "이란은 바람직한 길을 가고 있다. 미국은 자신들이 패배한 곳에서만 이란 탓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이라크의 친이란 시위대는 주말 사이 미국이 이란의 대리군으로 여기는 이라크·시리아 시아파 민병대를 폭격해 25명이 숨지자, 수도 바그다드의 미 대사관 주변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던 중 대사관을 급습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키르주크의 기지에 로켓포 30여발이 떨어져 미국인 1명이 숨지자, 친이란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이틀 뒤인 29일 공습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