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셈 솔레이마니의 뒤를 이은 이스마일 가니 신임 쿠드스군 사령관이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에서 그의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총사령관의 장례식은 눈물, 그리고 미국을 향한 증오로 가득했다.
로이터와 AFP 등 외신은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 풍경을 전했다.

이란 정부는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선포하고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렀다.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갈라진 목소리로 추모객들의 기도를 주도했고,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솔레이마니의 후임인 이스마일 가니 쿠드스군 사령관, 후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 등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이란의 동맹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도 참석했다. 하니예는 "솔레이마니 사령군의 순교는 예루살렘의 순교라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매체는 이밖에도 검은 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깃발과 솔레이마니 사진을 들고 도시 광장에 모여 솔레이마니를 추모했다고 전했다.

이란 국기로 덮인 솔레이마니의 관은 장례식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넘겨졌다. 로이터는 이날 모인 군중의 규모가 지난 1989년 이란의 전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장례식 규모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거셈 솔레이마니의 장례식이 열린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솔레이마니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날 장례식은 미국을 향한 분노의 장이기도 했다. 추모객들은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훼손하고 "미국에 죽음을"(Death to America)이라고 외치며 복수를 다짐했다.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테헤란에 당도하기 전 지난 5일 오전 이란 남서부 후지스탄주 아바즈 공항에 먼저 도착했다. 아바즈가 추모 행렬의 첫 번째 목적지로 선택됐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이란에서도 정부에 반감을 가진 아랍인 인구가 많은 도시이기 때문이다.

추모에 동참한 사업가 아미르(35)는 "이번 테러로 이란인들의 국가적 자존심이 상하고 모욕당했다"며 "나는 내 연대감을 보여주고 이란과 전쟁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이란에서 반미 정서가 고조되면서 다음달 21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하산 로하니 정권이 다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정 국가체제인 이란은 1987년 유일 집권당이었던 이슬람공화당이 호메이니 당시 최고지도자의 지시로 해체된 이후 현재까지 법적 의미의 정당은 없고, 느슨한 형태의 정치단체(정파)만 존재한다.

한편 솔레이마니는 이란과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등지에서 시아파 민병대 네트워크를 구축한 인물로 이란에서는 알리 하메네이에 이어 영향력이 크다.

미 국방부는 지난 3일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은 솔레이마니를 죽임으로써 해외 주둔 미군들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적인 방어 조치를 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