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재계의 마지막 창업 1세대인 신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30분께 향년 9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신 명예회장은 1922년 경상남도 울주군(현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5남5녀의 맏이로 태어났다. 양돈일을 하던 그는 1941년 성공을 꿈꾸며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고등공업학교 화학과에서 공부한 뒤 1944년 후원자를 만나 커팅 오일 제조 공장을 설립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1946년 도쿄에서 비누와 포마드 등 유지 제품을 시작으로 1947년에는 껌 사업에도 뛰어들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이듬해 그는 1948년 롯데그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주)롯데를 설립했다.
롯데는 이후 초콜릿과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등 식품 사업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승승장구하는 사업을 기반으로 신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의 길이 열린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해 한국사업을 본격화했다.
1970년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성자했고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설립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유통·관광 산업의 기반을 닦았다.
당시 호텔과 쇼핑 투자에 대해 신 명예 회장은 후일 "한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었다"고 소회했다.
당시 호텔과 쇼핑 투자에 대해 신 명예 회장은 후일 "한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었다"고 소회했다.
유통식품에서의 한계를 벗어나 호남석유화학과 롯데건설 등을 설립해 국가 기간산업에도 진출했다.
1976년에는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건립공사에 나서 기존 백화점의 2~3배에 달하는 대규모 쇼핑센터를 지었고 우리나라 1등 백화점의 자리에 올랐다.
1984년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 사업을 시작해 1989년 세계 최대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를 설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신 명예회장은 1995년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기존까지 수출기업이나 제조업종에 집중됐던 금탑산업훈장을 관광산업 분야에서 받은 것은 신 명예회장이 처음이다.
말년에도 신 명예회장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2010년에는 '제2 롯데월드타워' 착공에 나섰다. 123층·555m 높이의 마천루로 2017년 완공됐다. 신 명예회장은 제2 롯데월드타워에 대해 '내 마지막 꿈'이라고 말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건축물이 있어야만 관심을 끌 수 있다"며 1987년 '제2 롯데월드' 구상을 발표한 이후 30년 만에 일군 성과다.
한편 신 명예 회장이 말년을 보낸 곳은 소공동 롯데호텔이다. 신 명예회장은 2015년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갈등을 겪으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이후 롯데월드타워에 머물다가 거처를 옮겨 소공동서 마지막 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