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외포항, 대구탕 한그릇의 추억
통영 물메기탕, 못생겨도 해장엔 ‘으뜸’
한국관광공사 추천 2월 가볼만한 곳
2월 동장군의 기세가 매섭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때늦은 추위가 급습했다. 이번 추위가 있기 전 올 겨울엔 이렇다 할 추위가 없었다. 날 선 추위에 속을 데우는 뜨끈한 탕 한 그릇이 생각나기 마련.
이번 겨울 미지근한 날에 뜨끈한 겨울 별미를 못 챙겼다면 한려해상으로 떠나자. 경남 거제와 통영은 겨울철 별미인 대구와 물메기로 유명하다. 대구와 물메기는 12월부터 식탁에 올라 이듬해 2월까지 미식가를 유혹한다.
◆거제 외포항, 15000원짜리 대구탕이어도 좋다
덩치로 치면 대구가 형님뻘이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이 맞다. 대구잡이 철이 되면 외딴 포구가 외지인으로 들썩거린다. 대구는 산란을 위해 겨울철 냉수층을 따라 거제 북쪽 진해만까지 찾아든다. 외포항은 한때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구의 주산지였다. 포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반긴다.
주말이면 외포항을 찾는 차량으로 진입로가 막힐 정도로 대구의 인기는 높다. 포구 곳곳에 생선을 판매하는 좌판이 늘어섰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늘어져 있다. 이른 오전 포구에서 대구 경매가 열린다. 70㎝ 남짓한 대구는 3만~4만원선에 거래된다.
다양한 대구 요리로 배를 채운 뒤 포구를 거닐어보자. 포구 옆 외포초등학교를 지나 외포리 골목 산책에 나서면 마당 가득 대구를 말리는 어촌 풍경이 운치 있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못생겨도 이젠 귀한 몸, 속 후련한 통영 물메기탕
거제에 ‘입 큰’ 대구가 있다면 이웃한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체급은 작아도 애주가들 사이에서 대구보다 해장에 한수 위라는 평을 받는다. 물메기는 동해안 일대에선 곰치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다.
이른 오전 통영항여객터미널과 가까운 서호시장에 가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그놈이다. 물메기 어획량이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깝다. 수온 상승 때문이란다.
예전보다 값이 오르고 양은 줄었다. 하지만 맑은 국물과 어우러진 겨울 물메기의 담백한 맛을 못 잊는 단골들은 여전하다. 팔팔 끓인 무와 어우러진 물메기탕은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숙취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메기탕은 2월을 넘어서며 도다리국에 바통을 넘긴다. ‘거제 대구, 통영 물메기’라는 공식이 있지만 반대로 즐겨도 된다.
◆거제·통영 여행팁
거제 외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푸른 해변 따라 포구 마을이 이어진다. 거가대교 가는 길에 만나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이다. 거제 남쪽에 여차몽돌해변,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등 유명한 몽돌 해변이 있다. 이들 해변에 비해 두모몽돌해변은 겨울바다의 고요한 휴식을 갖기에 좋다.
거제 서북쪽 가조도는 노을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가조연륙교 너머 수협효시공원이 2018년 문을 열었다. 공원 전망대와 카페가 섬 조망과 노을 감상 포인트로 입소문이 났다. 수협효시공원은 가조도에서 수산업협동조합의 모태가 출발한 것을 기념해 설립됐다.
산양읍에는 겨울 편백 숲길이 아름다운 미래사가 있다. 부처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된 곳이다. 봉수골에서 용화사를 거쳐 한 시간쯤 걷거나 통영케이블카로 미륵산 정상에 오른 뒤 내려오는 길에 들를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외포항-두모몽돌해변-서호시장-봉평동 봉수골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날: 외포항-두모몽돌해변-가조도-바람의언덕
둘째날: 서호시장-봉평동 봉수골-미래사-서피랑-중앙시장 <사진·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