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이재현 남매는 CJ그룹의 문화영토 확장을 이끈 장본인이다. 어릴 적 영화에 관심이 컸던 두 사람은 ‘문화’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했다. 내수 식품기업이던 CJ가 글로벌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것도 문화에 기반한 콘텐츠 투자가 큰 몫을 담당했다. 1995년 3억달러를 들여 드림웍스와 계약해 아시아 배급권을 따내며 국내 영화사업을 크게 확장시켰다.
CJ그룹의 문화사업은 2010년대 한류붐과 맞물려 전환점을 맞았다. 영화 배급뿐 아니라 ‘꽃보다 할배’ 등 자체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해 해외로 수출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을 대폭 확대했다. 8년 만에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K-CON도 ‘신한류’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특히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비롯한 해외시장 흥행은 이미경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투자가 뒷받침된 사례로 손꼽힌다. CJ ENM을 통해 할리우드 외신 기자협회에 공식 상영을 요청하는 한편 미국 영화예술아카데미(AMPAS) 회원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 등 영화계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아카데미가 AMPAS 회원의 입김이 거세다는 점을 공략한 부분이다.
기생충 제작에 125억원을 투자한 CJ ENM은 이 과정에서 추가로 100억원에 이르는 거금을 투자했고 결과는 대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칸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이번 아카데미에 이르기까지 59개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북미에서만 547만달러(약 421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고 전세계 1억6536만달러(약 1962억원)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기록했다.
기생충의 책임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던 이미경 부회장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을 지원하고 함께 일하며 사랑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우리의 모든 영화에 주저 않고 의견을 말씀해준 한국 관객분들게 감사드리며 그런 의견 덕분에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우리가 언제나 꿈꿀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며 이재현 회장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