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M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기욤 글래스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본부장(사장), 이문정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 상무,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이 참석했다.
이들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일제히 어두운 계열의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또 사과문 낭독 내내 굳은 표정으로 선 채로 두 손을 맞잡고 있었다.
먼저 글래스 사장은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 및 공지와 관련해 승객 여러분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한다"며 "승무원 전용 화장실 운영은 KLM의 정해진 정책은 아니다. 이러한 결정은 항공기 승무원에 의해 결정됐으며, 이에 대한 공지는 한글로만 안내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를 발견한 한 한국인 탑승객이 사진을 찍자 기내 부사무장은 내규를 들어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청, 하지만 KLM 측에 따르면 기내에서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는 내규는 없다.
해당 탑승객이 왜 한국어로만 문구가 적혀 있느냐고 묻자 당시 KLM 측은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회신했고, 뒤늦게 영어 문구를 밑에 적어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탑승객은 이 같은 상황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대해 글래스 사장은 "이것은 승무원 개인의 실수였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실수"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희는 일부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KLM은 이번 사건을 본사 임원진에게 보고하고 내부적으로 경위 조사 중이며,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은 허가되지 않는다고 알렸다고 전했다.
글래스 사장은 "향후 인천으로부터 출발 및 도착하는 전 승무원 브리핑 시간을 통해 해당 내용을 강조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해당 항공기에 탑승해 불편을 겪은 승객 여러분과 정신적 피해를 겪었을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KLM 측은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과는 관련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질의응답에서 이번 일을 인종차별이 맞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글래스 사장은 "인종차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글래스 사장은 "개인적 의견으로는 사실 이번 사례가 확진 케이스가 유럽에 더 많은데, '한국인을 잠재적 보균자'라고 이야기하는 자체를 이해 못하겠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유럽에 더 많은 만큼, 한국인을 코로나19의 잠재적 보균자로 여긴 것은 아닐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단순히 승무원이 종이에 영어를 기재하는 것을 잊어서 발생한 어리석은 실수"라면서 "인스타그램 영상 등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심층적 면담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과문 낭독을 마친 이들은 다 같이 한 차례 10여초 동안 90도 가까이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천천히 고개를 든 이들은 다시 한 번 다 함께 허리를 숙이며 사과의 뜻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도 지난 13일 단호히 대처할 계획이라며 "기내 화장실에 한국어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로 표기하는 등 차별적 조치를 취한 KLM 항공사에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