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개나리 꽃사태, 가슴 설레는 봄
남산(南山)은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의 남쪽에 있는 산이다. 고려의 개경에도, 신라의 서라벌에도 남산이 있는데 모두 같은 이치다. 조선은 도읍을 정할 때 경복궁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네 방위에 있는 산을 둘러 한양도성을 쌓았다.
◆백범광장과 한양도성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출발해 남산 백범광장으로 들어선다. 권문세도가들이 모여 살던 북촌(北村)에 반해 회현동은 ‘남산골 샌님’, ‘남산골 딸깍발이’라 놀림을 받던 가난한 선비들이 모여 살던 동네다. 다른 말로 남촌(南村)이라 불렸다.
한양도성의 성곽은 조선 태조 때 낙산과 인왕산, 북악산, 남산을 이어서 최초 축성된 이후 계속해서 유지·보수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훼손돼 많은 구간이 유실됐다. 성곽은 여느 집의 담장이 되기도 했다. 이제 옛 모습대로 면모를 찾아가고 있다.
◆남산 남쪽 둘레길
N서울타워 쪽으로 오르다 보면 남산둘레길 남산구간을 만난다. 남산의 북쪽 둘레길은 길이 평탄하고 차도 다닐 수 있는 포장도로이지만 남쪽 둘레길은 숲길이다. 숲길을 들어서자 남산의 소나무가 반긴다. 쭉쭉 뻗은 소나무는 애국가의 소절을 떠올리게 한다.
소나무 숲을 지나 국립극장 방향으로 가벼운 오르막을 오른다. 아침에 쌀쌀하던 기온은 기분 좋은 봄의 기운을 품고 귀밑을 간지럽힌다. 입춘이 지났으니 이제 봄이 멀지 않았다. 나무의 잔가지가 흔들려 눈을 돌리니 되새 한마리가 연신 열매를 쪼고 있다.
◆매봉산을 향하다
버티고개는 약수동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다. 예전에는 길이 좁고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도둑이 많았던 모양이다. 순라꾼들이 밤중에 길을 돌면서 ‘번도’하며 소리를 쳐 도둑을 물리쳤다 한다. 이 말이 변해 ‘버티’가 되어 고개는 버티고개가 되었단다. 버티고개를 지나 매봉산으로 향한다. 매봉산은 왕이 이곳에 매를 풀어놓아 꿩사냥을 했다 해 붙여진 지명이다.
방송고등학교를 지나 금호터널 옆으로 내려 금남시장을 걸었다. 금호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해 한강변으로 빠지는 지하보도를 건넜다. 강바람이 차서 옷깃을 여미고는 서울숲을 향해 계속 강변을 걷는다. 물가에는 잔뜩 수염을 단 갈대가 강바람에 하늘거린다.
남산팔영(南山八詠)-정이오
북쪽 산기슭의 구름은 궁궐을 은은하게 비끼어 퍼지는구나(雲橫北闕·운횡북궐)
물결은 남쪽 강에 가득 넘실거리네(水漲南江·수창남강)
남산 바위 밑에선 그윽하게 꽃이 피어오른다(巖底幽花·암저유화)
산 위에는 무성한 소나무가 높도다(嶺上長松·영상장송)
춘삼월 남산 기슭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나들이하는 사람들이 붐빈다(三春踏靑·삼춘답청)
중양절(음 9월9일)에 남산에 올라 벗과 함께 나누는 주흥과 시흥이 도도하다(九日登高·구일등고)
남산에서 올라 밤중의 연등행사를 구경하네(陟巘觀燈·척헌관등)
선비들이 계곡 맑은 물에 갓끈을 씻는구나(沿溪濯纓·연계탁영)
북쪽 산기슭의 구름은 궁궐을 은은하게 비끼어 퍼지는구나(雲橫北闕·운횡북궐)
물결은 남쪽 강에 가득 넘실거리네(水漲南江·수창남강)
남산 바위 밑에선 그윽하게 꽃이 피어오른다(巖底幽花·암저유화)
산 위에는 무성한 소나무가 높도다(嶺上長松·영상장송)
춘삼월 남산 기슭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나들이하는 사람들이 붐빈다(三春踏靑·삼춘답청)
중양절(음 9월9일)에 남산에 올라 벗과 함께 나누는 주흥과 시흥이 도도하다(九日登高·구일등고)
남산에서 올라 밤중의 연등행사를 구경하네(陟巘觀燈·척헌관등)
선비들이 계곡 맑은 물에 갓끈을 씻는구나(沿溪濯纓·연계탁영)
☞ 본 기사는 <머니S> 제633호(2020년 2월25일~3월2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