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모처에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주재로 국책은행 명퇴 관련한 비공개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IBK기업은행,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 대표와 노조위원장,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째 회의다.
국책은행장들은 명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명퇴자가 늘어나면 임금 수준이 높은 공공기관의 신규채용도 늘어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공공기관의 명퇴금 산정 방식은 공무원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기재부가 2014년 공공기관 임직원의 명퇴금은 원칙적으로 ‘공무원 명퇴금 산정 방식’에 따르도록 했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근속하고 정년 1년 이상을 남겨둔 공공기관 직원이 대상으로, 퇴직까지 5년 남으면 기존에 받던 월급의 45%를 기준 급여로 삼아 남은 개월 수의 절반을 곱해 명퇴금을 계산한다.
퇴사 직전 20~36개월치 평균 임금에 자녀 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 등을 추가 지급하는 시중은행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억대의 명퇴금을 쥐여주는 시중은행은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 대상자뿐 아니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도 준정년특별퇴직 등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책은행에선 명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원 입장에선 명퇴보다 임금이 줄더라도 정년이 보장되는 임금피크제를 택하는 게 유리해서다.
특히 총 임직원이 약 1만3500명인 기업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지난해 12월 510명에서 2021년이 되면 984명, 2023년 1027명으로 늘어난다. 직원 10명 가운데 1명이 현업에서 빠져 사실상 ‘유휴인력’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5년 말 이후 명예퇴직 제도를 중단했고 산업은행은 지난 2014년,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별로 희망퇴직 입장과 현황을 파악해 금융위와 기재부에 전달했고 재차 희망퇴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까지 뚜렷하게 진전된 사안은 없지만 이런 자리가 정례화되고 있다는 자체가 고무적"이라며 "정부 측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회의는 은행과 노조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퇴직금 산정 규정이 국책은행에만 다르게 적용하면 다른 공공기관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추후 일정을 조율해 다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