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예고 없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의 깜짝 금리인하 소식에도 금융 시장은 냉담한 분위기다. 실제로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에도 3% 폭락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으레 급등하는 아시아 증시 역시 4일 미지근한 반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제는 금리를 낮춰 값싼 돈을 풀어도 코로나로 무너진 경제 할동을 촉진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공급망이 무너진 상황에서 코로나에 잔뜩 움츠러든 소비자와 기업을 다시 경제주체로 복귀시킬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WSJ는 특히 중국과 한국에 집중된 공급망이 코로나19로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값싼 돈이 금융시장에 많이 풀려도 공장에 부품재고는 바닥나고 소매업체들은 팔 물건이 없는 까닭이다. 코로나19로 칩거에 들어간 소비자와 경영진 역시 풍부한 유동성에도 손 쓸 방도가 없다.


게다가 중앙은행들이 침체에 대응할 여력은 크지 않다. 이미 저금리가 만연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폭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주요국 가운데 그나마 금리 여력이 있는 연준 마저 인하 여력은 1~1.25%p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금리 인하를 통한 통화정책이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축을 막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저금리로 당장 긴급 자금이 필요한 곳에 급한 불을 끌 수는 있다. 예컨대,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게 저금리의 유동성이 긴급 수혈된다.

저금리는 소비 심리도 부양해 소비자의 지속적인 지출을 유도한다. 또, 주택을 보유한 경우라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생기는 여유에 대출자의 부담도 덜어준다. 금융환경이 저금리로 느슨해지면 은행들도 대출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전격적인 금리 인하는 증시 급락, 회사채 금리 급등 같은 금융시장의 대혼란이 실물경제의 침체를 유발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가 크다. 

하지만 연준의 깜짝 금리인하에도 금융시장의 공포는 더 커지기만 했다. 코로나19 위기가 그만큼이나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되면서 강력한 매도세에 휩싸였다.

WSJ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돈이 필요한 개인과 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정부의 지원은 언제나 부족하고 민첩하지 못하며 정치 역학에 휘둘리기 마련이라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