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연구원이 신약 개발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제약업계 역시 빠르면서도 강해지고 있다. 복제약 중심의 국내 제약업체들이 진화를 거듭하며 전세계에 ‘신약수출’이란 쾌거를 이뤘다. 다국적 제약사들과 경쟁하며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까지 진출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의료·제약 선진국’. ‘머니S’는 그 선봉대에 있는 병원업계와 제약사를 살펴봤다.(편집자주)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진출은 필수가 됐다. 제약업계는 중국과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까지 뻗어나간다.
◆의약 한류… 해외진출 규모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2019 제약산업 DATA BOOK’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약사는 209개사로 2016년 45개사보다 3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부분별 해외진출 현황은 2018년 기준 공장 23개, 법인 144개, 마케팅(지사·지점) 19개, 연구시설 23개다.
전통 제약사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키워드는 ‘글로벌’이 됐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한미약품의 CEO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과제로 ‘글로벌 기업’을 꼽았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지속해서 추진해왔으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생존을 넘어 성장을 향한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는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혁신과 내실을 다져왔다”며 “앞으로의 10년은 지금까지 다져온 내실을 기반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올해를 글로벌 2025 비전 달성 목표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행보에 나선 곳은 보령제약의 지주사 보령홀딩스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는 취임 이후 첫 행보로 미국법인 설립을 선택했다. 보령홀딩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본금을 전액 출자해 ‘하얀헬스네트웍스’(HAYAN HEALTH NETWORKS)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보령제약그룹이 미국에 세운 첫 현지법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제2의 대도시이자 미 서부지역의 대표적인 ‘바이오·라이프사이언스’ 벤처 허브다. 하얀헬스네트웍스는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자, 초기단계 연구개발(R&D) 벤처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효율적인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법인을 설립하면 자체시스템을 갖춘 제약사와 위탁판매만 하는 것과 차이가 크다”고 했다.
◆해외법인으로 직판까지 노려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진출을 위해 현지 제약사를 파트너사로 선정, 위탁판매를 진행한다. 나라마다 유통시스템이 제각각이며 초기 진출을 위한 임상과 의약품 허가에서 현지 파트너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문제는 위탁판매를 하는 경우 마진율이 30%로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국내 제약사 중에는 직접판매 체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대표적으로 SK바이오팜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예로 들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발작) 치료제 엑스코프리를 미국 내 100%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올 2분기부터 해외직판을 시작한다. 뇌전증 치료제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판단이다. 뇌전증은 희귀질환에 속하지는 않지만, 전문성을 요구하는 소수의 전문의를 통해 처방된다. 이에 따라 뇌전증 전문의만 관리하면 영업 조직이 크지 않더라도 해외 직판에 승산이 있다는 복안이다. 미국 현지 제약사들도 뇌전증 전문의 집중관리의 영업방식을 채택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8년부터 바이오시밀러시장의 직판을 강화해 가격경쟁과 영업이익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6개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유럽법인은 14개에 이른다. 2018년 터키를 시작으로 지난해 아일랜드 램시마(인플릭시맙) 올 2월 독일까지 직판에 들어갔고 영국, 네덜란드에 피하주사(SC) 제형의 램시마SC를 직판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유럽 전역으로 램시마SC 판매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램시마SC는 현존하는 유일한 인플릭시맵 제제의 피하주사 제형으로 직판 경쟁의 우위가 기대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램시마SC 직판을 위한 마케팅 영업 전문인력의 채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주일양 전경./사진=일양약품 ◆해외법인 이익 현지 재투자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몇몇 국내 제약사들은 급성장세다. 일양약품은 중국법인 양주일양과 통화일양을 소유한 가운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89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3.85% 성장했다. 4분기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약 1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일양약품의 전체 매출액의 3분의1을 차지한다.
북경한미약품 전경./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중국법인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기여도가 크다. 한미약품이 1996년 설립한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액이 25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2% 증가한 1039억원, 순이익은 86.8% 늘어난 638억원을 기록했다. 북경한미약품을 통해 중국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정장제 ‘마미아이’와 감기약 ‘이탄징’ 등 20개 자체 의약품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한미약품은 중국 매출 대부분을 다시 현지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가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북경한미에서 나온 이익 대부분을 현지 시설투자와 자체 신약임상에 재투자한다”며 “현재 바이오신약 등 5~6건의 자체 신약을 중국에서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