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예식을 코로나 때문에 6월로 미뤘습니다. 스냅은 해당 일정이 다 찼다고 해서 부득이하게 취소를 하려는데 위약금 60%(130만원)를 내라고 하네요.”(예비신부 A씨)

“코로나 때문에 결혼식에 참석 못한다는 연락이 많이 와서…. 이대로 결혼을 해야 할지 고민이네요. 식을 미루자니 위약금이 걱정이고 신혼여행도 유럽 숙박권과 비행기값 등등 따지면 답이 없네요.”(예비신랑 B씨)


결혼식 이미지.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결혼식 연기‧취소 사례가 잇따르며 이를 둘러싼 환급·위약금 분쟁도 급증했다. 
◆코로나19 천재지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불과 열흘 사이 산하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는 478건의 예식 서비스 관련 소비자 민원이 접수됐다. 이는 1월 비슷한 기간(1월 20∼31일) 민원 건수(2건)의 약 240배에 달한다. 

공정위의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은 ▲예식일 90일전까지 취소 시 계약금 전액 환불 ▲60일전까지 취소 시 총비용의 10%(계약금) 위약금 ▲30일전까지 취소 시 20% 위약금 ▲그 이하 기간 취소 시 35% 위약금을 규정한다.하지만 예외조항이 있다. 공정위의 예식장 이용 표준약관 제12조 2항에 따르면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의 사유로 계약서상 예식 일시에 예식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민원의 대부분은 코로나19 사태로 결혼을 취소하려는 예비 신혼부부가 ‘천재지변에 따른 불가항력적 상황’을 주장하고, 예식장 업주는 천재지변이 아니니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위약금을 받아야 한다고 맞서는 경우들이다.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자 공정위가 중재에 나섰다. 공정위 약관심사과는 지난 4일 예식업중앙회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결혼식을 연기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해주고,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감경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혼주가 최소 보증인원 축소를 요청하면 원만하게 협의해 조정해 달라”고 권고했다.

◆중재 나선 공정위… 예식업 중앙회 “면제는 안 돼” 

공정위의 이 같은 권고에 예식업중앙회는 일단 소비자가 3∼4월 예정된 결혼식의 연기를 희망하면 위약금 없이 3개월까지 미뤄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경우 고객이 ‘이행확인서’를 작성해야 하고, 결국 식이 이행되지 않으면 위약금을 받겠다는 게 중앙회의 입장이다.

다만 위약금 면제에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 중앙회 관계자는 “이미 수도권 회원 예식장에는 지난달 초 코로나19에 따른 연기에 위약금을 받지 말도록 협조 공문을 보냈다”면서도 “하지만 취소의 경우 위약금을 면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석진 중앙회 사무국장은 “수도권 예식장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 한달 평균 2억원 가량의 고정 비용을 쓰는데 위약금을 한 푼도 받지 않으면 예식 수요도 없는 현재 상황에서 매출이 제로가 돼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보증인원 축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사무국장은 “최소 보증인원은 혼주가 감축을 요청하면 협의 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중앙회 차원에서 수도권 회원들에는 최대 30% 정도의 감축을 허용해달라고 공지한 바 있다”고 전했다.

◆지방 예식장, 위약금 문제 여전 

하지만 문제는 이런 중앙회의 기본 방침이 전국 예식장을 대변할 순 없다는 점이다. 중앙회에 소속된 회원 예식장은 전국 약 380곳이 이르지만 이 가운데 수도권 140곳 정도에만 중앙회 영향력이 미칠 뿐 나머지 지방 회원 예식장은 사실상 자율적으로 약관 등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는 한 예비신부는 “날짜가 한달 미만이 남았다보니 웨딩업체 측 계약서대로라면 위약금이 못해도 360만원 정도는 나온다”며 “이런 시국인데도 웨딩업체 측에서는 변동사항 없이 계약서상 위약금을 강행하는 데 적지 않은 금액이라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예비신부는 “결혼식 뿐 아니라 웨딩스냅이나 신혼여행 취소 등으로 인한 위약금도 적지 않다”며 “그래도 한 번뿐인 결혼식이니 축하받으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하길 바라는 마음에 취소 쪽으로 기우는데 위약금 폭탄 때문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