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신한금융투자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조사를 시작한다. 이르면 다음주 금감원은 라임사태 '공범'으로 지목된 신한금융투자의 현장조사에 착수한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현재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마치는 대로 신한금융투자에 현장조사에 나선다. 

당초 금감원은 분쟁조정2국, 민원분쟁조정실, 금융투자검사국, 자산운용검사국 합동으로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금융투자검사국 일부만 현장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현장조사의 핵심은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의 사기판매에 얼마나 가담했는지 여부다. 금융당국은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금융펀드, 손실 숨기고 정상 펀드처럼 판매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최초 투자는 2017년 5월부터다. 신한금융투자의 TRS(총수익스와프) 레버리지를 이용했다. 두 회사는 2018년 무역금융펀드 '플루토-TF 1호' 가 투자한 미국 자산운용사 IIG(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부실이 발생했음을 알았지만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11월17일 IIG펀드의 해외사무수탁사로부터 IIG펀드의 부실 및 청산 절차 개시 관련 메일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매월 펀드 기준가격이 0.45%씩 상승하는 것처럼 수익률을 조작했고 최근까지 정상 펀드처럼 가장해 투자자에게 팔았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 등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고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19일 신한금융투자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장부 등은 몰론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하면서 맺었던 TRS 계약 서류와 업무 담당자들의 메신저 기록, 라임의 펀드 운용과 관련한 각종 내부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금감원의 현장조사는 검찰의 압수수색 후에 이뤄지는 만큼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하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무역금융펀드 운용과 설계 과정에서 사기행위 등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설계 및 운용, 불완전판매 및 사기 여부, 내부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현장조사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조만간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는 '플루토 FI D-1호'(이하 플루토), '테티스 2호'(이하 테티스), '플루토 TF-1호'(이하 무역금융펀드), '크레디트 인슈어드 1호'(이하 CI펀드) 등 4개다. 라임펀드들은 한 개의 모펀드에 여러 개의 자(子)펀드가 연계된 '모자형' 구조를 취하고 있으며 4개 펀드에 투자한 자펀드는 총 173개(계좌 수 4616개)다.

이 가운데 손실이 가장 심각한 펀드는 무역금융펀드다. 신한금융투자는 수탁고 2408억원(개인투자자 1687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 자펀드를 총 888억원어치를 팔았다.

◆DLF 중징계 확정… 김병철 사장 책임론 고개


신한금융투자가 라임펀드 판매에서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되면 최고경영자(CEO)의 징계가 불가피하다.

앞서 금감원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 중징계(문책경고)를 내렸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투자가 라임펀드를 판매한 기간은 지난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다. 라임사태가 지난해 3월 선임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임기 안에 일어난 만큼 부실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지난 2018년 유령주식 배당·유통사태로 당국 제재를 받은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은 사임했다. 
 
금감원의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제재는 주의, 주의적경고, 문책경고, 직무정지(정직), 해임권고 등 다섯 단계다. 김 사장이 금감원 징계로 사임하면 취임한지 불과 2~3개월 내 일어난 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비운의 경영자가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DLF와 라임사태로 금융소비자보호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 만큼 판매사와 CEO는 책임을 피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