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지난달 10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도로에 택시가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진석 기자
서울 도심의 밤 풍경이 변했다. 오피스가 밀집한 광화문과 종로의 요식업소에는 손님이 평소의 20~30%도 안된다.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다는 유명 맛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사람이 몰릴 시간, 손님보다 종업원 수가 많은 곳이 수두룩하다. 저녁 10시가 넘은 늦은 밤 귀갓길, 대로변에는 빈 택시들이 꼬리를 물었다. 또 다른 낯선 풍경이다. 이 시각 도심에서 택시잡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 곳곳을 할퀴고 있다. 확진자 급증에 온 나라가 감염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생계마저 위협받는 곳이 많다. 업종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에서 아우성이다. 종로에 줄지어 선 택시는 기사들의 한숨으로 가득찼다. 기다려도 손님은 없다.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설령 회사에 나왔더라도 마스크를 꾹꾹 눌러쓴 채 일찌감치 오피스가를 떠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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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없어 떠나는 택시기사들... "어떻게 사나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빈 택시들이 줄 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하경민 기자
코로나19에 택시기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가 창궐한 대구와 경북 일대에선 운전대를 놔버린 경우가 허다하다. 손에 쥐는 수입은 지푸라기처럼 날아갈 정도라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들린다. 감염 공포에 유동인구가 줄었고 불필요한 외출과 외식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손님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줄어들어 수입 감소를 막아볼 수는 없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무엇보다 시민들이 집에서 나오질 않는데 택시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 대구와 경북은 손님이 70~80%까지 빠졌다”고 말했다. 많은 택시기사들이 운전대를 놓은 이유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용자들이 줄었다. 이 관계자는 “서울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승객이 절반 이상 줄었다. 평소 승객이 많은 곳에서도 빈 택시가 늘고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지난달 10일 저녁 서울 중구 명동 도로에 택시가 줄지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진석 기자
택시기사들의 수입은 월 평균 180만~200만원 선. 한달 최대 26일을 일해서 쥐는 수입이다. 전액관리제로 변경됐지만 일일 사납금은 평균 15만원대다. 이들은 반토막 난 승객에 딱히 별다른 생계대책도 없다고 한다. 이런 식이라면 수입은 커녕 사납금도 못낼정도란다. 때문에 택시기사들은 ‘목 빼고 봐도’ 출구조차 막연하다며 길게 한숨만 짓는다.
앞서 부산시내 택시들은 부산시청에 1인당 월 20만원의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광주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민주택시노동조합 관계자는 “정부의 추경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모두가 힘들 때 회사와 지자체가 손을 거들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렇다 할 변곡점이 없는 코로나19 사태에 택시기사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