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과 표창장 위조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부에 보석 허가를 적극 요청하고 나섰다. 전자발찌를 포함해 모든 조건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는 1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 심리로 열린 5차 공판기일에 출석해 이 같이 밝혔다. 당초 이 재판은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날로 연기됐다. 또 대등재판부로 재판부가 변경된 후 첫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향후 증인신문 절차와 심리 계획에 대한 논의와 함께 정 교수에 대한 보석심리가 본격 진행됐다.
정 교수는 '보석심문과 관련해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재판부가 바뀌고 코로나 때문에 재판이 연기되는 사이에 제가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된) 참고인들 진술 등을 일부 봤다"면서 "교수라고 하는 사람들까지도 10년도 더 된, 그러니까 지난 2007년과 2008년, 2009년 등 대학입시비리가 중점적으로 있었던 3년에 대한 기억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서울대(공익인권법센터 인턴)는 함께 참여한 아이도 검찰이 제시하고 있는 증거자료와 반대되는 기억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제가 내일 모레 60세인 힘든 상황에서 기소내용을 보고 조서를 보면 제 기억과 다른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사모펀드 등 다른 사건들은 (그나마) 상당히 가까운 시간에 일어난 사건이라 증거를 찾고 입증하는 것이 피고나 검찰측에서 쉬울 수 있지만, 저는 13년 전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배려를 해주신다면 (제가) 과거 자료를 좀 보고 싶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보석을) 허락해주신다면 모든 보석조건을 다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거듭 호소했다.
김 변호사는 "영장 발부 당시만 해도 입시비리 '스펙 부풀리기'였고 사모펀드는 대단한 경제적 비리처럼 보여져 발부됐다"면서 "사모펀드는 (전 재판부에서) 상당부분 서증조사까지 이뤄졌는데 법률적으로 검찰의 기소에 문제가 있다는 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시비리에서 구속 사유가 됐던 '스펙 불리기'는 사회적 판단을 떠나 법적으로 과연 처단할 불법행위인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중형이 선고돼야 하는 만큼 보석은 불허돼야 한다면서 보석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
검찰은 "피고는 수사과정은 물론 재판과정에서도 내내 범행을 부인하며 진실 은폐하고 구속당시와 비교했을 때 구속사정에 아무 변화가 없다"면서 "법이 규정한 필요적 보석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뿐더러 허위자료를 통해 '교육의 대물림'이라는 특권을 유지하고 무자본 인수합병에 편승해 약탈적 사익 추구했다. 이는 대법원 양형기준으로 봐도 중대 범죄로 도주 우려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입시비리 혐의와 사모펀드 비리 혐의 중에 어떤 것을 먼저 마칠지 따지지 않고 검찰과 변호인이 신청하는 증인 순서에 따라 중요도를 판단해 진행하겠다고 정리했다. 당초 검찰은 입시비리에 대한 증인신문 등 절차를 마치고 사모펀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또 사문서위조 혐의로 추가 기소된 건과 사모펀드 불법투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 관련 사건을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국 전 장관 사건과 병합할지 여부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