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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국자, 다음달부터 2주간 의무격리(속보)

작성자

이지완 기자

조회수

1,326

작성일

2020.03.29 | 15: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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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선 집회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일부가 중국인이라는 주장이 공공연히 퍼지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외국인은 경찰공무원이 될 수 없다. 복수국적자 역시 경찰 임용이 제한된다./사진=뉴스

[시대광장/이상복]중국을 보는 두 개의 착시

"관등성명을 대라. 중국 공안 아니냐."최근 서울 잠실 개표소 앞 시위 현장에서는 믿기 어려운 장면이 벌어졌다. 일부 시위 참가자가 경찰관을 중국 공안으로 의심하며 신분 확인을 요구한 것이다. 현장을 취재하던 대만 언론인들은 "우리는 중국인이 아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다녀야 했다. 온라인에선 집회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들이 중국인이라는 주장이 퍼졌고, 결국 경찰청이 공식 설명에 나섰다. 앞서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도 중국인이 선거에 개입했다거나 중국 공안이 활동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끊임없이 유통됐다.이런 현상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어느 순간 중국은 사회적 불안과 정치적 분노가 투영되는 거대한 스크린이 됐다. 선거에 대한 불신도, 정치적 양극화도, 경제적 불안도 때로는 "중국 때문"이라는 설명으로 수렴된다. 반대로 어떤 이들에게 중국은 여전히 경제 협력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협력자로 인식된다. 정반대처럼 보이는 두 시선에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 중국을 보기보다 각자의 기대와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보수 진영 일각의 착시는 중국을 만능 악역으로 보는 데서 시작된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대만해협 긴장, 북·중·러 협력 강화 등을 고려하면 경계심 자체는 자연스럽다. 문제는 경계심이 혐오와 음모론으로 변질될 때다. 중국을 국내 정치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하거나 사회 문제의 배후로 상정하는 순간 현실 인식은 흐려진다.실제로 최근 "중국인이 강남 아파트 수백 채를 싹쓸이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사실과 달랐다.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이야기가 사실 여부보다 먼저 확산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중국의 과학기술과 산업 경쟁력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기술 탈취와 모방의 결과로만 치부하는 시각은 냉정한 분석을 가로막는다. 상대를 과대평가하는 것만큼이나 과소평가하는 것도 위험하다.일부 진보 진영의 착시는 중국을 경제 협력과 북핵 해결의 파트너로 고정해 놓는 시각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현실은 과거와 달라졌다. 한국은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비공식 경제 보복을 경험했다. 한한령은 문화·관광 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고 최근에는 희토류와 핵심 광물이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경제 협력의 필요성이 중국의 강압적 행태까지 눈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북핵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이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핵심 지렛대가 될 거라고 기대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협조하는 동안에도 중국은 비핵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루지 않았다.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는 주요 의제로 부각되지 않았다. 중국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오래된 가정 역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한국 사회는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끊임없이 논쟁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중국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다. 중국은 한국 내부의 보수·진보 논쟁보다 한국이 미국 동맹 체제 안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느냐에 더 관심이 있다. 미·중 전략 경쟁이 격화될수록 한국은 독립된 행위자라기보다 미국 주도의 동맹망을 구성하는 핵심 축으로 비친다.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후회할 것"이라는 싱하이밍 전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은 그런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미경중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언급한 것은 달라진 국제 환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공식은 오랫동안 한국 외교의 기본 전제였다. 그러나 이제 경제와 안보를 별개의 영역으로 나눠 생각하기 어렵다.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 희토류, 공급망은 모두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특히 미국은 첨단 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AI 모델 접근까지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중국 역시 오픈소스 전략을 앞세워 자국 AI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술 플랫폼과 데이터, AI 모델 자체가 국가 전략자산으로 취급되는 시대다. 경제와 안보, 기술과 외교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지만 동시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금 한국에 필요한 것은 친중도 반중도 아니다. 미국과의 동맹을 외교의 중심축으로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협력할 분야와 경계할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는 전략적 현실주의가 요구된다. 협력은 실용적으로 추진하고, 국익을 침해하는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현장 경찰관을 중국 공안으로 의심하는 사회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반대로 중국의 선의만 기대하는 사회 역시 현실을 직시할 수 없다. 국가 전략은 혐오도 환상도 아닌 냉정한 현실 인식 위에서만 가능하다. 중국을 둘러싼 두 개의 착시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우리는 중국의 위협은 물론 기회까지 정확히 읽을 수 있다. 그것이 미·중 경쟁 시대에 한국이 가져야 할 현실주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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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이란이 이스라엘로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 불발탄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서안지구에 추락한 모습. 아무런 전략적 이득도 확보하지 못한 채 인명과 물질적, 전략적 손실만 남긴 미국-이란 전쟁을 상징하는 모습이다. /로이터=뉴스

[시대&VIEW]미국-이란 106일 전쟁이 주는 7가지 교훈

지난 2월 28일 시작됐던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14일(현지 시각)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인공지능(AI) 이용 참수작전으로 시작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106일 동안 세계를 뒤흔든 이번 전쟁이 주는 군사적·전략적·외교적 교훈은 무엇일까. 미국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FC)·후버연구소·전쟁연구소(ISW) 등 싱크탱크와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알자지라를 비롯한 글로벌 미디어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번 전쟁의 군사적·전략적 교훈을 새겨본다.미국과 이란 양측은 14일 군사작전의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통항 재개 등 '전쟁을 끝내기 위한 기본 합의'의 타결만 발표했다.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서명식은 19일에 열기로 했다. 미국 설명에 따르면 MOU에는 이란이 핵무기 영구 포기와 핵 프로그램 해체 및 핵물질 폐기에 동의하고, 미국은 그 이행성과에 맞춰 해외동결자산과 제제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MOU 서명식 뒤 양국은 60일 동안 적대 행위를 중단한 상태에서 영구 종전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본협상을 한다. '2차 외교전쟁'이 남아있지만, 14일의 합의로 일단 총성은 멎었다. 2026년 이란 전쟁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전쟁은 손쉬운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막강한 재래식 군사력을 앞세워 2월 28일 이란을 기습 공격했다. AI를 이용한 표적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개전 첫날 이란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지도부를 표적 살해했다. 하지만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지정학적 전술로 106일을 버텼다. 결국 미국이 군사적으로 이란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민주화를 외쳤던 이란 청년들의 바람에 호응하지 못했고, 인권을 억압하는 이란의 신정체제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군사력을 전개했지만, 중동 분쟁의 불씨 역할을 해왔던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가자지구의 하마스,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등 이란 대리 세력에는 손도 대지 못했다. 미국이 이번 합의로 중동 헤게모니를 이란과 분할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이번 전쟁의 교훈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이테크 의존 전쟁의 한계성이다. 미국은 인공지능(AI)·위성·정찰위성 등을 통해 이란의 군사적·전략적 목표물 1만 개 이상의 위치를 특정해 정밀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의 고위 군사·정치 지도자 상당수를 무력화하기도 했지만, 전쟁을 뜻대로 이끌지는 못했다. 하이테크의 전투 목표 달성 능력은 탁월했지만, 전쟁의 압도적인 승리로 이끄는 건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둘째, 참수 공격의 한계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 AI를 이용한 감시와 목표설정을 통한 정밀타격으로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지도부 제거에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경악한 러시아 보안당국은 신호정보 누설을 우려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경호를 위한 CCTV 시스템을 일시 중단하고 보안과 보호 시스템을 재정비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란은 지도부를 잃고도 전쟁을 계속했다. 최고지도자나 시아파 사제단보다 더욱 강경한 반미·반이스라엘 자세의 혁명수비대로 권력이 옮아갔다는 평가도 있다. 참수 작전을 통한 지도부 제거가 체제나 전쟁 의지의 붕괴가 아닌 항전 지도부의 강경화를 부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셋째, 전략적 요충지의 취약성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과거 이란-이라크전(1980~1988)과 이란-미국의 핵갈등(2000년대~2010년대) 당시에도 막히지 않았지만 이번 전쟁에서 이란 측에 의해 최초로 봉쇄돼 유가폭등을 유발하면서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 비강대국이 비대칭 전력만으로도 글로벌 에너지 흐름과 해상무역을 효과적으로 방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항모강습단을 동원한 미 해군도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호르무즈를 포함해 바브엘만데브·말라카 해협, 수에즈·파나마 운하 등 글로벌 해상 운송로의 길목에 위치한 조임목(choke point: 요충지·병목지점)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줬다. 넷째, 내부 회복력의 중요성이다. 재래식 전력이 미국보다 한참 떨어지는 이란은 초기에 상당한 군사적 타격을 입었으나, 지리적 이점과 거대한 지하시설, 무기 생산능력, 감시와 처벌 체제 가동을 통한 체제 결속력 강화로 외부의 강력한 군사 압박을 견뎌냈다. 권위주의 통치와 억압체제를 유지하는 이란의 생존력을 보여준 사례다.다섯째, 장기 소모전이 지속될 경우 전쟁 지속을 위해선 보급, 방산능력, 동맹지원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보여줬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 무기재고의 신속 소진으로 작전 지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냉전 이후 서방의 방위산업에선 필요분 납품 뒤 생산라인 중단을 통한 비용절감이 일상화됐다. 그 결과 탄약이나 소모성 무기의 소진에 대한 신속 대응능력이 제한됐다. 미국이 처음엔 개전을 통보하지도 않았던 동맹국에 나중에 참전과 지원을 요청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섯째, 드론·미사일 등 저가 비대칭 전력의 압도적 사용과 그 효과다. 중요한 건 이란의 이러한 드론·미사일 능력이 이란 단독으로 이룬 게 아니라 북한·러시아·중국 등 반미연대 국가들 간의 오랜 기술적·군사적·경제적·정치적 교류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설계·제조 기술과 원료, 표적 설정 노하우 등은 상호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이번 전쟁에서 항공전력이 턱없이 부족한 이란은 미국·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을 대량생산한 저가의 드론·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의 압도적인 물량 작전으로 대항했다. 그 결과 미국·이스라엘의 경제적·작전적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방공망도 일부 뚫렸다.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내 친미국가도 표적으로 삼아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부담을 극대화했다. 이란의 저가 드론·미사일을 고가의 정밀 요격미사일로 막아야 했던 미국·이스라엘 및 중동내 친미 국가들은 전투를 벌일수록 재정적·물류적으로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일곱째, 강대국 리더십의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우주·정보·항공·해군 등 우세한 전력만 믿고 정확한 목표도 설정하지 않고, 개전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모든 동맹국이 소외됐다. 나토와 동아시아 동맹국의 협력을 구하지도, 제때 통보하지도 않았다. 깜짝쇼 시도이자 동맹무시다. 이와 더불어 3월 23일부터 "이란과 곧 종전 합의"를 최소 37차례 반복하며 미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혼란스럽게 했던 '트럼프식 미디어 쇼'의 한계도 드러났다. 미국-이란 전쟁의 교훈은 전 세계의 모든 외교·국방 문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르침을 준다. 가장 핵심은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전력이 우월해도 무력을 앞세워 다른 나라에 외부의 의지를 강제할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전쟁은 재래식 군사력이 아무리 압도적인 상대가 공격해와도 21세기의 '로우테크 공개 기술'을 잘 활용하면 버틸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2026년 중동에서 벌어진 이 전쟁이 전 세계에 주는 교훈이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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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위원회는 16일부터 6차 회의를 진행하고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 여부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사진=뉴시스

[사설]최저임금 '차등적용', 제한적 시범실시 어떤가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할지 여부를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는 양측이 해마다 첨예하게 맞서는 대표적 쟁점이다. 경영계는 업종마다 임금 지급 능력이 다른 만큼 최저임금도 달리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음식·숙박업, 택시업 등 일부 영세 업종은 일률적으로 정해 놓은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우니 기준을 낮추자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업종별로 최저임금이 제각각이면 저임금 근로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한다. 모든 근로자의 기본적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번에도 양측의 공방은 팽팽할 전망이다. 경영계는 회의에 앞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음식·숙박업의 평균 임금은 시간당 1만1513원인 반면 금융·보험업은 2만3026원에 달한다며 업종별 임금 수준과 지급 여력의 차이를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의 기준은 사용자의 지급 능력이 아니라 노동자의 최소 생계 보장이라고 맞선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저임금 업종에 대한 '낙인 효과'를 유발해 오히려 구인난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이 같은 논쟁은 해마다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만 표결로 무산되곤 했다. 매년 비슷한 다툼이 반복되는 데에는 현행 최저임금법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경영계는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제도를 적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차등 적용을 요구한다. 하지만 업종별 기준을 정하기 어렵고 노동계도 반발하면서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이 처음 시행된 1988년 한 차례 실시된 뒤 사실상 사라졌다. 이후 지금까지 단일 최저임금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올해는 현실적인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이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실태를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정부로부터 소상공인을 위한 세금이나 영업 지원을 끌어내고, 생산성 향상 대책을 통해 최저임금 지급 여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내놔야 한다. 노동계 역시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업종별 경영 현실에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사용자의 영업 기반이 지속적이지 않다면, 해당 업종의 최저임금 지급이 존속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런 맥락에서 특정 업종을 시범적으로 정한 뒤, 제한적으로 차등 적용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과거에도 경영계가 이·미용, 편의점, 택시 등 업종에 대해 시범 실시를 주장한 적이 있지만 이뤄지진 않았다. 이번에는 가장 피해가 큰 업종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에 걸쳐 차등 적용을 시행해 '사업자 부담 완화, 근로자 소득 수준, 구인난' 등 정책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면 보다 생산적 논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 데이터가 도출되면 쟁점도 좁혀질 수 있지 않겠나. 올해만큼은 찬반 공방을 넘어 생산적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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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시대데스크]전세는 이미 사라진 게 맞다

전세금을 안 올리는 집주인은 좋은 집주인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우스갯말이 아니라 실제 십수 년 동안 물가와 부동산 가격은 올랐는데 임대료만 제자리다 보니 퇴거 후 갈 데가 없어진 지인 사례들을 봤다.최근 서울 강동구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공공임대아파트에서 입주자단체가 계약 연장과 분양전환을 요구한 사태를 지켜보며, 10년 전 1기신도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의 입주자로부터 메일 제보를 받아 인터뷰한 일이 다시 생각났다.이들의 공통점은 10~20년 거주 후 분양전환 시점에 이르러 분양가의 기준이 되는 감정가와 인근 아파트 시세가 예상 밖의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일부 계약자는 계약 이행을 거부하며 LH와 민간 건설회사를 상대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심지어 SH가 공급한 20년 공공임대는 계약 당시 재계약과 분양전환이 불가했다. 다음 세대의 신혼부부·청년을 대상으로 공급하도록 돼 있다.전세는 저성장 고금리 시대에 발달한 특수 사금융 시장이다. 입주자에게 경제적 기회비용을 보장했지만, 현재는 높은 전세금과 대출 의존에 따른 이자 지출로 인해 사실상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과도기의 상태다. 설령 대출 없이 전세금을 마련한 세입자라고 해도 수억원의 투자 기회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법원의 판단을 떠나 이러한 기회비용을 통해 자산 축적의 시간을 보장받은 입주자들은 계약상 의무와 원칙을 위반해선 안 된다. 다만 분쟁의 원인을 '예측할 수 없는 집값 차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공공임대 갈등이 발생한 지역은 집값이 급등한 서울 송파·강동구와 경기 분당·판교신도시 등이다. 지난 10년 동안 전셋값이 4배 뛴 신도시도 있지만 같은 기간 일산 등은 50~60%의 안정된 상승률을 보였다.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설계된 공공임대제도가 경제 상황으로 인해 주거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호소에 사적인 공감, 그리고 자산 격차의 리스크를 계약 일방이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약간의 의문이 든다. '어느 지역의 공공임대에 당첨됐는가'라는 운에 의해 누군가에게는 내 집 마련으로 가는 주거 사다리로, 반대의 경우는 이주 리스크를 더 미룬 결과만 됐다.그래서 집을 사지 그랬냐는 사회의 조롱과 질타는 현 사태의 논점을 흐릴 수밖에 없다. 단순 비판을 넘어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할 때다.입주자가 지분을 분할 취득하거나(지분적립형) 매각 차익을 공공과 나누는(이익공유형) 구조를 확대 적용할 수 있다. 분양전환이 불가한 SH 공공임대의 경우 퇴거 위기 가구에 대출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형평성 논란이 예상되지만 정부는 청년 세대에 생애최초 LTV(주택담보인정비율) 70~80%의 정책대출을 제공한 사례가 있다.분양전환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감정평가 방식'도 조정해야 하는 대상이다. 10년 공공임대는 법적으로 '분양전환 시점의 감정평가 금액'에 의해 분양가가 책정된다. 감정가를 깎아달라는 무리한 요구 대신, 타협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입주자들은 사회가 수용 불가한 큰 틀의 전제를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공공재원을 다시 공급에 재투자해야 선순환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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