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의 저축가요 시리즈./사진=SBI저축은행
“저축은행에 예금했다. 1금융권 예금보다 평균금리가 더 높은 저축은행 정기 예금으로 40년 동안 예금해뒀다고.”

“금리가 높으면 뭐해요. 저축은행은 끽하면 망하는 그런 곳 아닙니까. 대체 뭔 생각으로 저축은행에 예금하신 거예요. 거기 예금하면 신용등급 막 떨어지고 그런 거 아니에요?”
“저축은행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 이자 합쳐서 5000만원까지 보장해주는 은행이다. 그것도 79개 저축은행 각각 말이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유튜브 광고 ‘아버지의 유산’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 영상은 임종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려줄 유산에 관해 이야기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영상으로 예금자 보호, 저축은행중앙회 애플리케이션 관련 정보를 유머러스하게 전달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이 저축은행에 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알려주기 위해 이 영상을 제작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회춘하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사태로 형성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바꿈해 운신의 폭을 넓이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가 젊음을 되찾은 비결은 ‘진한 스킨십’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전방위적 마케팅으로 금융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당신은 모으실 거야… 광고였어?

저축은행의 주요 홍보 무대는 2030세대가 즐겨 찾는 유튜브다. 업계는 재테크 팁, 저축가요, 웹툰 등 다양한 포맷의 영상을 제작해 업계 이미지 제고, 잠재 소비자 확보 등의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영상의 재미를 위해 채택한 전략은 ‘콜라보레이션’이다. ‘아버지의 유산’ 영상 제작엔 ‘짤툰’의 작가가 참여했다. 짤툰은 웹툰 형태의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짤툰 특유의 ‘B급 감성’으로 똘똘 뭉친 영상에 누리꾼들은 열광했다. 지난해 12월 업로드된 이 영상의 조회수는 155만회에 달한다. 댓글 창은 ‘광고 제작팀 성공했다. 유튜브 광고보고 앱을 다운받을 줄이야’, ‘광고 잘 만들면 검색해서 따로 봅니다’ 등 호평 일색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저축가요’ 시리즈를 론칭했다. SBI저축은행은 이 캠페인을 위해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터 ‘요요미’와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에 출연하며 화제가 된 가수 ‘박성연’과 손을 잡았다.

이들은 가수 혜은이와 장덕의 인기곡을 저축 장려곡으로 개사했다. 저축송은 ‘월급은 흘러갑니다’, ‘너나 낭비해 나는 저축해’, ‘당신은 모으실 거야’ 등의 가사로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저축가요 캠페인은 제대로 통했다. 지난해 11월 업로드된 요요미의 ‘당신은 모으실 거야’ 2차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662만건을 돌파했다. 인기에 힘입어 저축가요 캠페인은 업계 최초로 ‘2019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오디오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전 연령층이 친근하고 재미있게 접근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짠테크톡./사진=웰컴저축은행 공식 유튜브
웰컴저축은행은 2018년 초 유튜브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지난해 4월부터 ‘짠테크톡’을 주제로 한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 및 운영하고 있다. 임직원이 직접 출연해 대담 형식으로 금융 관련한 꿀팁을 제공한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젊은층이 유튜브를 많이 이용해 이 채널을 선택하게 됐다”며 “금융 상식이나 관련 에피소드를 자사 직원을 통해 친근하게 전달하려고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경계 모르는 마케팅 열풍 배경은

OK저축은행의 무한긍정 슈퍼히어로 '읏맨'./사진=OK저축은행
자사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 제고 효과를 톡톡 누리는 곳도 있다. OK저축은행은 자체 개발한 캐릭터 ‘읏맨’을 TV광고, 유튜브,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에 활용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읏맨은 한글 ‘읏’을 왼쪽으로 돌려서 보면 영어 ‘OK’가 된다는 것에 착안했다. 읏맨은 ‘뭐든지 OK!’라고 하는 무한긍정 슈퍼히어로다. 경기를 침체시키고, 대책 없는 노후를 조장하는 금융사신들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내는 광고 속 읏맨의 모습에 소비자는 웃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읏맨을 통해 여신과 수신 기능을 모두 갖춘 금융사로서의 면모와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유쾌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읏맨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애큐온캐피탈과 자회사 애큐온저축은행은 두산베어스를 후원하며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사진=애큐온캐피탈
스포츠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다. 애큐온캐피탈과 자회사 애큐온저축은행은 젊은 팬이 많은 야구 구단 두산베어스를 후원하며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애큐온 측은 지난해 두산베어스 후원금액 대비 44배에 달하는 미디어 노출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애큐온은 협력관계를 활용해 ‘두산베어스와 함께 한다’는 인식을 심으려 노력했다. 지난해에는 잠실야구장 1루 외야의 세번째, 네번째 블록 구역에 두산베어스 선수들의 홈런공이 떨어질 때마다 기부금 100만원을 적립하는 ‘애큐온 홈런존’도 운영했다.

이중무 애큐온캐피탈 대표는 “두산베어스와의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스포츠 마케팅을 계속 활용해 애큐온 브랜드의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각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마케팅 열전’ 배경은 뭘까. 일각에서는 업계의 실적 호조가 마케팅 열풍에 힘을 실어줬다고 분석했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고객층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저축은행은 1조3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뒀다. 2017년 처음 순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뒤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자산 규모도 전년대비 11% 커졌다.  

마케팅 공세는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악화된 업계 이미지를 타개하는 데도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치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케팅이 업계 이미지 향상에 분명 도움이 됐다”며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성과로 발현된 것”이라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39호(2020년 4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