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 영향에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주가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에 대해 넘치는 재고가 반등의 걸림돌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방어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유가 동향에 주시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하나는 현재 증시의 반등이 실물경기의 회복을 동반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국제유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점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현재 증시 반등은 실물경기 회복보다 통화정책 효과 때문일 수 있는데 제로 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 등의 강력한 유동성 공급 조치는 향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바로 유가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WTI의 경우 6월 20일 만기인 차근월물과 5월 20일 만기인 근월물간 격차가 30달러 이상"이라며 "이런 슈퍼 콘탱고(Super Contango)는 유가 바닥을 알려주는 시그널이"이라고 봤다.
전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5월 물 기준)은 전 거래일 대비 31.4달러 하락한 마이너스(-) 13.1달러로 마감했다. 이날이 5월물 선물 만기였는데, 미국 원유수요 급감으로 저장탱크가 크게 부족해서 원유 현물 인수를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현상이 일었던 게 원인으로 꼽힌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WTI 선물 5월물 폭락은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석유 수요 불확실성이 공급 과잉 공포로 자리 잡은 가운데 원유 선물 시장 만기 이벤트까지 겹친 탓"이라며 "OPEC+ 감산은 5월부터 이행이 시작돼 당장의 공급 과잉 공포를 불식시키기는 역부족이고, WTI 선물 콘탱고 확대도 단기 유가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 원유 저장시설 부족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봉쇄 해제가 현실화해야 OPEC+ 감산 실효성도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WTI 가격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넘쳐나는 원유재고에 대한 저장능력 우려 때문”이라며 “OPEC+ 감산조치가 수요감소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당분간 WTI 가격은 원유재고 소식에 약세를 지속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6월 물 만기가 도래하는 내달 20일에도 가격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당분간 WTI 가격은 원유재고 소식에 약세를 지속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6월 물 만기가 도래하는 내달 20일에도 가격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WTI의 마이너스 가격은 원유시장에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다만 원유 수급 균형만 보면 올해 2분기가 가장 최악이라는 것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본격적인 원유감산 효과가 실현되고, 경제활동 재개로 원유수요 개선으로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은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유가 급락의 충격이 국내 증시의 큰 변동성을 키울 재료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약간의 조정을 보일 순 있지만,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사상 초유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원유시장이 붕괴됐다"며 "이로 인해 미국 증시가 장중 경제 재개에 기대 상승하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주식시장은 원유시장에 비해 낙폭이 제한 되는 등 경향을 보였다. 이는 경제재개가 시작 되면 금융시장 안정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그렇기 때문에 원유시장 붕괴로 인한 우려가 확산 되며 한국 증시는 조정이 예상되나 과거처럼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