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W클럽맨./사진=전민준 기자

정적이 흐르는 야심한 밤. 주차장에 서 있는 악동 같은 녀석이 동그란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비웃는 듯한 그 모습에 약 올라 곧바로 몸을 싣고 있는 힘껏 문을 닫고 시동을 켠다. 그 순간 주체할 수 없는 전율이 온 몸에 느껴지고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도무지 가만히 둘 수 없는 녀석이다. 이 녀석은 바로 미니 JCW클럽맨이다. 72시간 동안 JCW클럽맨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다. 서울~강릉 600㎞ 장거리 시승, 야간주행을 포함해 미니 쿠퍼‧컨트리맨 오너와 함께 시승도 진행했다. 공통점은 하나였다. 밟는 순간 달나라로 간다.

 

3년 만에 다시 만난 미니 차

3세대로 거듭난 미니 라인업 중 기능성과 실용성을 강조한 차가 바로 클럽맨이다. JCW클럽맨은 신형 4기통 JC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해 기존 모델 대비 75마력 상승한 306마력의 최고출력과 45.9㎏·m의 힘을 갖춘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여기에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변속기가 적용돼 스포티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제원 상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4.9초다.


미니 자동차를 타는 건 거의 3년 만이었다. 타는 순간 돌덩이에 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시트, 스티어링 휠, 대시보드, 심지어 버튼들까지 모두 딱딱하게 느껴졌다. 요즘 나온 자동차답지 않은 편의사양도 어색했다. 반자율주행은커녕 운전석 시트까지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는 걸 확인한 순간 실망감도 들었지만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는 순간 이내 사라진다. “이 녀석은 날 것 그대로가 좋은 차”

JCW클럽맨./사진=전민준 기자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JCW클럽맨

1일차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출발해 강릉까지 왕복 600㎞였다. 도심에서 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데까지 상당히 곤혹스러웠다. 빨리 달리자고 재촉하는 이 녀석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난감했다. 광주~원주 고속도로에 진입한 순간 참아왔던 욕망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JCW클럽맨은 가속페달을 밟는 느낌조차 딱딱하다. 발바닥을 통째로 얹은 채 앞으로 쭉 밀자 강렬한 부밍음을 내며 달리기 시작한다.


네 개의 타이어 모두 트랙션을 확보한 상태에서 힘을 뿜어내는 데 집중하며 주행하는 느낌은 잘 달리는 것으로 알려진 3시리즈 등과 다른 느낌이다. 그들은 현실과 어느 정도 타협하며 운전자의 다이내믹함과 안락함을 동시에 주지만 JCW클럽맨은 시종일관 스릴과 긴장감만을 선사할 뿐이다. 안전 따윈 없다. 오로지 달려 나가는 데 집중할 뿐.
 

JCW클럽맨./사진=전민준 기자

핸들링도 성능에도 감탄이 나온다. 미니 라인업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차체인 클럽맨은 차선변경에서 매우 날렵했다. 전자장비가 출력을 제어해서 정상적인 라인을 찾는데 도움을 주고 4륜 시스템은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준다. 스티어링을 돌린만큼 정확하게 반응한다.

 
이 차의 가격은 5700만원. 체감 상 5400만원을 엔진과 서스펜션, 스티어링 휠에 쏟고 300만원을 디자인 등에 들인 것 같다. 정말 잘 달리는 운전에 재미를 주는 데 집중했다는 게 몸으로 와 닿았다.

 
스포츠모드로 하면 엔진 회전수를 아낌없이 사용하며 운전의 재미도 배가 된다. JCW클럽맨의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변속기는 스포츠모드에서 더 매력을 발휘해 엔진의 출력을 한껏 예술적으로 발휘하게 하는 재능을 갖췄다. 8단이라는 촘촘한 기어 구성은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재빠른 변속, 부드러운 변속감각으로 스포츠 주행에서 완벽한 능력을 보여준다. 상시 사륜구동이 전하는 끈적끈적한 느낌은 급격한 차선변경이나 난이도 있는 코너를 자신감 있게 통과하게 만든다.

 

심장 박동 높이는 사운드 제너레이터


강릉 안목항에 도착하는 데 불과 2시간. 평균 2시간 40분 걸리는 이 거리를 무려 40분이나 단축시켰다. 바다와 항구, 배와 어우러진 JCW클럽맨을 보는 것도 인상적이다. JCW클럽맨 전면부의 커다란 허니콤 그릴과 풀 LED헤드라이트, 곳곳에 적용된 JCW 스트라이프, JCW로고는 어딜 가나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 날 기자는 자전거와 대용량 여행 가방을 하나 넣어왔다. 일반인들에게 ‘미니는 작은 차’라는 인식이 있다. 사실 미니 쿠퍼는 작다. 쿠퍼보다 한 단계 높은 클럽맨은 국산 준중형 세단과 전장, 휠베이스를 가져가며 공간은 SUV처럼 쓸 수 있는 차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섞어놨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뒷좌석을 펼쳐둔 상태에서 적재공간은 360ℓ, 60:40으로 폴딩 되는 뒷좌석을 폴딩 할 경우 최대 1250ℓ까지 확장된 공간을 쓸 수 있다. 쿠퍼보다 큰 크기 때문에 미니를 제대로 즐기려는 사람들은 클럽맨이 아닌 쿠퍼를 찾는 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JCW클럽맨은 미니다움과 실용성 모두 갖췄다는 생각이다.

JCW클럽맨./사진=전민준 기자

 

강릉에서 서울로 돌아올 땐 야간에서 감성을 느끼기 위해 밤 10시에 출발했다. 실내 앰비언트라이트와 버튼 사이에 들어오는 조명들은 클럽에 온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달려봤다. 야간주행의 백미는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듣는 것이다.
사용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는 고유의 사운드인 사운드 제너레이터. JCW클럽맨의 사운드 제너레이터는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엔진의 후연소 소리와 이 차의 전자식 사운드 제너레이터는 특유의 박력 넘치는 사운드를 완성했다.
 

교통량도 적어 그 소리를 즐기며 마음껏 과감하게 질주했다.

 

JCW클럽맨./사진=전민준 기자

쿠퍼‧컨트리맨 오너가 말하는 JCW클럽맨

이튿날 밤엔 쿠퍼 오너와 함께 JCW클럽맨을 탔다. 5700만원이라는 가격을 들은 쿠퍼 오너는 5700만원이라면 미니 말고 승차감 좋은 다른 차를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내놓는다. 그것은 잠시.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탄성을 내지른다. 기자가 살며시 스포츠모드로 전환하자 아까 내 지른 하이엔드 탄성이 나온다.

 
기자가 다시 물었다. “이 차 사요? 안 사요?”. 그러자 “삽니다”며 “미니 오너라는 자부심이 다시금 찾아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지만 차체 크기, 그리고 가솔린 특유의 부드러움 때문에 미니다운 맛은 살짝 사라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 날 오전엔 컨트리맨 오너와 함께 타봤다. 4인 가족 가장인 그는 미니의 디자인과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느끼기 위해 컨트리맨을 선택한 기자의 친구다. 그는 “지금 타고 있는 차도 충분히 미니답다고 생각했는데 JCW클럽맨을 타니 일반 SUV였다”고 말한다. 그는 풀 LED 구성의 유니언잭 후미등도 예의주시했다. “조만간 거금을 들여 컨트리맨 후미등을 튜닝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최신 기술 넣으면 안 산다


 

자동차를 평가하는 기준은  자동차의 성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1톤 봉고를 럭셔리SUV 기준으로 들이대면 당연히 점수는 밑바닥을 칠 수밖에 없다. 5700만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JCW클럽맨을 5시리즈, G80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JCW클럽맨을 평가한다면 점수는 당연히 제로에 가깝다.


JCW클럽맨은 그런 기준을 거부한다. 오로지 잘 달리고 최고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차. 날 것 그대로가 정말 좋은 차가 바로 JCW클럽맨이다.  

JCW클럽맨./사진=전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