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조용히 흘러가는 봄. 하지만 벚꽃이 졌다고 아쉬워할 틈이 없다. ‘집콕’이면 어떠하리.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소하게 우릴 가꿔 줄 맞춤형 ‘집콕 신상’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번 S/S(봄·여름) 패션 트렌드는 홈웨어, 기능성 의류 등 캐주얼룩. 메이크업 역시 피부 광을 강조하고 색조화장을 가볍게 하는 ‘뉴트럴’이 대세다. 뷰티 제조사도 S/S 필수템인 선케어 본연의 기능에 더 집중했다.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매력을 뽐내 줄 업체별 주력제품은 무엇일까. 기업들이 픽한 ‘찐’ 리스트를 공개한다. (편집자주)

구호플러스 2020년 여름 콜렉션(왼쪽)과 마에스크로 컴포트 셋업. /사진=삼성물산, LF

#. 상의는 셔츠, 하의는 트레이닝 바지. 직장인 박모씨(35)의 최근 근무 복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박씨의 옷차림도 덩달아 바뀌었다. 화상 회의에 대비해 상의를 갖춰 입는 반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하의는 편하게 입는 것. 박씨는 “상하의 분리패션이 대세”라며 “상의도 최대한 자유로운 기능성 슈트를 찾는다”고 전했다. 

#. 재택근무 9주차인 회사원 황모씨(29)는 최근 애슬레저룩에 푹 빠졌다. 애슬레저는 애슬레틱(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운동복과 일상복을 겸할 수 있는 편하고 활동적인 스타일의 옷을 말한다. 황씨는 “올 봄엔 나들이용 외출복 대신 애슬레저룩을 많이 구매했다”며 “일할 때든 외출할 때든 운동할 때든 구애받지 않고 입을 수 있어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패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트레이닝복이나 애슬레저룩이 봄·여름(S/S) 시즌 트렌드로 부상한 것. 슈트마저 업무와 일상을 겸할 수 있는 편안한 형태가 선호되는 추세다. 패션업체들은 외출이 줄어든 소비자를 겨냥해 각종 홈웨어를 선보이는 한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다리며 이른 여름을 준비하고 있다. 

생활방식 바뀌니 옷차림도 변했다


질스튜어트스포츠 프리미엄 애슬레저 라인. /사진=질스튜어트스포츠


패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집 안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홈웨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운동복과 외출복, 실내복까지 겸할 수 있는 애슬레저룩의 인기가 두드러진다. 최근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고자 가벼운 운동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홈트레이닝족이 증가한 점도 애슬레저룩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패션기업에서도 애슬레저룩 출시가 활발하다. LF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질스튜어트스포츠는 이번 봄·여름 시즌 애슬레저 제품수를 지난해 대비 80% 늘리며 본격적인 애슬레저 라인 전개에 나섰다. 디자인과 소재, 핏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프리미엄 애슬레저 라인은 스웨덴에서 특허 받은 섬유처리 기술인 ‘폴리진’을 적용한 섬유를 사용해 항균 및 방취 기능이 뛰어나다. 폴리진은 냄새 유발인자인 박테리아의 성장을 막아 운동 후 땀 냄새로부터 의류를 보호한다. 땀과 수분을 잘 흡수하고 빠르게 건조하는 흡습속건 기능에 쿨링 소재까지 더해져 장시간 쾌적하게 착용이 가능하다. 

코오롱스포츠가 선보인 나이트하이커. /사진=코오롱FnC


화상회의 등으로 피치 못하게 정장을 차려입어야 한다면 기능성 슈트를 주목해보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브렌우드는 특허 받은 액션 밴드를 적용한 기능성 의류 ‘액션수트’를 선보였다. 움직임이 잦은 어깨 부분에 스트레치 메쉬를 적용해 활동성과 통기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활동성이 높은 비즈니스 정장이나 캐주얼한 복장으로도 소화할 수 있다. 

LF가 전개하는 마에스크로는 직장과 여가생활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컴포트 셋업’을 출시했다. 컴포트 셋업은 정장보단 간단하고 캐주얼보단 격식 있는 스타일로, 상하의를 따로 입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출시됐다. 신축성과 경량성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 계통 고급 합성소재를 사용해 장시간 착용에도 정장 특유의 답답한 느낌이 없다.

집 밖을 나서야 할 경우를 대비한 기능성 의류도 눈길을 끈다. 코오롱FnC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봄·여름 시즌을 맞아 ‘나이트하커’와 ‘나이트팩커’를 출시했다. 경량소재 아우터 나이트하커는 재귀반사(표면에 빛을 비췄을 때 표면에서 빛이 반사돼 빛나는 것) 프린트를 전면에 적용해 야간 활동에도 안전성을 확보했다. 가방과 모자로 구성된 나이트팩커 역시 동일한 소재를 적용해 야간에 안전을 지켜주는 소품으로 사용하기 좋다.

봄옷 수요 줄자… 여름 장사 ‘시동’ 


스파오 쿨테크 남궁민 화보컷. /사진제공=이랜드

코로나19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패션업계는 벌써부터 여름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코로나 불황’으로 인해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작업에 돌입한 것. 업체들이 예년보다 한달가량 일찍 여름 준비에 나서면서 시장엔 면과 린넨, 사틴 등 여름 소재 신상품이 등장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SPA브랜드 스파오는 지난달부터 ‘쿨테크’와 ‘쿨진’ 등 여름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냉감 속옷 쿨테크는 지난해 16개 스타일에서 올해 21개로 종류가 확장됐고 소재와 기능성도 강화됐다. 이번 쿨테크 상품들은 3D 패턴 설계를 통해 겨드랑이 등 접히는 부분을 인체 구조에 맞게 설계해 활동성을 높였다. 자체 개발한 냉감 원석을 적용해 땀을 빠르게 흡수, 건조하는 기능도 업그레이드했다.

쿨테크 소재가 적용된 청바지인 쿨진도 다양한 핏과 기장으로 출시됐다. 쿨진은 흡습속건 가공을 적용한 상품으로 일반 면제품 청바지보다 30% 이상 빨리 건조된다. 특히 국내 SPA 브랜드 중 최초로 도입한 ‘데오드란트 테이프’ 소취 가공은 냄새와 불쾌감을 없애는 데 탁월하다. 은 성분을 특수 필름으로 처리해 균의 번식을 줄임으로써 땀 냄새의 원인을 차단하는 원리다. 
수트서플라이 라이티스트 수트.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미니멀 영 컨템포러리 브랜드 구호플러스도 이달 초 여름 시즌 컬렉션을 출시했다. 구호플러스는 이번 여름 시즌 주제를 ‘빛’으로 삼고 빛에서 얻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아쿠아 블루·애플 그린·라이트 핑크·레몬 옐로우 색상과 슬릿(좁고 긴 트임) 및 스트링 디테일을 활용해 표현했다. 여름용 재킷, 원피스, 티셔츠 등 미니멀하고 유니크한 상품들을 제안했으며 5월 중 린넨 재킷·팬츠 셋업, 냉감소재의 니트 등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네덜란드 남성복 수트서플라이는 이번 여름 시즌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슈트’로 불리는 ‘라이티스트 수트’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얇고 고급스러운 이태리 울 150수/실크 혼방 소재에 안감, 부자재 등을 최소화해 무게가 525g에 불과하다. 일반 봄여름 시즌 수트와 비교하면 무게가 40%가량 덜 나간다. 수트서플라이의 여름 시즌 베스트셀러인 ‘트래블러수트’도 지난해보다 한층 다양한 스타일로 출시됐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2호(2020년 4월28일~5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