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에서 바라본 삼표레미콘 부지./사진=뉴시스
국내 굴지의 레미콘업체인 삼표산업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삼표산업의 실적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서울 성수동 레미콘공장이 철거될 상황에 놓였다. 
그 사이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배당금 잔치로 두둑히 현금을 챙겼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기업의 경영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 나홀로 이익을 챙긴 경영진의 방만경영이 도마위에 올랐다.

명동 기업금융시장에 따르면 삼표산업 서울 성수동 레미콘공장 근로자들은 지난 24일 서울시의 공장 폐쇄 행정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성수동 레미콘공장은 서울시와 성동구가 추진하는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부지를 옮겨야 한다. 2017년 10월 서울시와 성동구, 현대제철, 삼표산업은 오는 2022년 6월까지 성수동 레미콘공장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4자 협약을 체결했다. 공장이전 시기가 2년여 남은 셈이다.

레미콘은 생산 후 90분내에 건설현장까지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여건이 뛰어난 곳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 건설현장이 많은 도심권, 그중에서도 교통요지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레미콘공장은 기피시설로 인식돼 부지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레미콘 트럭기사들은 거리로 나와서 서울시와 삼표산업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당장 일자리를 잃게 생긴 근로자들은 대체부지를 찾을 때까지 생존권을 보장해달라고 주장한다.


삼표 관계자는 “2017년 맺은 협약을 존중하고 이전 부지를 찾고 있으나 민간기업이 부지를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고용불안을 최대한 잠재우고 부지를 찾는 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표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8억원으로 전년 476억원의 37% 수준으로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68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7151억원으로 전년대비 4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6148억원으로 120억원 감소하는 데 그치며 매출총이익은 279억원 줄어든 100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의 실적이 쪼그라드는 상황에 삼표산업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약 636억원의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237.40%로 영업이익의 3.5배, 당기순이익의 2.3배 넘는 돈이 배당금으로 나갔다.

금융권에선 삼표산업의 고배당 결정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오너 3세’ 정대현 삼표시멘트 사내이사의 승계 작업을 위한 발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표그룹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정도원 회장이 81.90%를, 정대현 이사가 14.08%를 갖고 있다. 삼표산업은 삼표그룹이 98.25%, 에스피네이처가 1.74%, 정 이사가 0.01%를 갖고 있다. 후계작업을 위해서는 정 이사의 더 많은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중앙인터벌 관계자는 “명동시장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의 현금 흐름이 끊겨 ‘돈맥경화’가 우려된다”며 “실적이 악화될 때 경영진이 임금을 반납하는 등 고통을 분담하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 후계작업을 염두에 둔 사전작업보다 기업의 생존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표산업 측은 “삼표의 시멘트 부문 인수 당시 발생한 차입금에 대한 상환 및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배당성향을 높였다”며 “배당금의 목적은 자금 확보 취지”라고 해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2호(2020년 4월28일~5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