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영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례 없는 경제 위기 사태를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한 ‘한국판 뉴딜’의 핵심이 ‘디지털’로 확정됐다.
정부는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열고 ‘한국판 뉴딜’의 기본 방향을 이 같이 정했다.

기본 방향은 정보통신기술(ICT) 등 우리나라의 강점이 있는 분야에 대한 중점 투자와 이를 기반으로 기존 산업의 융복합을 촉진해 전 산업, 전 분야에 디지털 대전환을 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2~3년 안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일자리를 대량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를 과감히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민간사업을 잠식하는 분야는 지양하기로 했다.

데이터·AI 앞세워 ‘디지털경제 인프라’ 다진다

한국판 뉴딜 전략 3대 과제 중 첫번째 과제로 꼽힌 ‘디지털 인프라’는 데이터와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디지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주요 방향으로는 ▲공공·금융·의료 등 주요 분야 데이터 개방 확대 ▲민간 데이터 맵 구축 등 데이터 거래·유통 지원 강화 ▲데이터·AI펀드 조성 등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기반 마련 등이다.


정부는 국민 체감도가 큰 분야에서 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해 가시적인 경기 부양효과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동시에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김용범 기재부 차관은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경제·사회구조 변화 중 비대면화와 디지털화 대응에 중점을 둬 경제구조의 고도화,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우선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기반 구축을 위해 데이터 수집부터 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 인프라를 강화하고 국민 체감도가 높은 핵심 6대 분야의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확대 하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성장·일자리’ 두마리 토끼 잡아라

데이터를 비롯해 5G와 AI 등 디지털 인프라 산업은 미래 첨단융복합 산업을 위한 ‘기반 설비’역할을 하는 동시에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산업으로도 꼽힌다.

실제 데이터, 5G, AI는 각기 별도 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분야와 결합해 전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 인프라’ 역할도 해서다.

실제 제조분야에 5G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거나 5G 실감콘텐츠를 기반으로 안전·교통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일자리 측면에서도 댐·도로 건설과 같은 ‘토목공사’보다 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차관은 “AI 전문가, 데이터 전문가를 양성하려면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맞지만 해당 산업을 육성하면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인력도 훈련을 거쳐 고급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며 “데이터 수집과 가공 등에도 상당한 인력이 필요한데 이미 이런 부분에 20~30대 젊은 인력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이 ‘디지털’로 확정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원격의료·교육’ 키운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위험으로 환자가 의료진을 만나기 힘들어지면서 전화 문진, 원격 상담 등 언택트(비대면)가 활성화 됐는다. 정부는 이번 한국판 뉴딜에서 ‘비대면 의료’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비대면 의료시범사업을 확산해 의료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진료, 진단, 처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원격진료 시범사업은 섬, 산간지역과 같은 의료취약지 거주자나 만성질환자, 거동불편자 등을 대상으로 한 원격모니터링과 상담 중심의 시범사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전화상담과 처방을 내릴 수 있는 한시적 조치가 시행됐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김 차관은 해당 사업이 일부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본격적인 원격 진료 도입’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원격진료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논의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국판 뉴딜 실행, 재원은?

다만 정부는 이날 한국판 뉴딜 정책방향을 설명하면서 정확이 어느 정도의 재정을 투입할 것인지, 사업 규모는 얼마나 될 것인지, 이로 인한 경제유발효과는 어느 정도 될 것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는 해당 내용은 한국판 뉴딜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실무회의를 진행해 오는 6월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TF팀장은 김 차관이 맡게 되며 산하에는 ▲디지털인프라팀 ▲비대면산업팀 ▲디지털SOC(사회간접자본)팀이 구성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중 디지털인프라팀을 맡는다. 비대면산업과 디지털SOC 역시 ICT 융복합이 중요한 만큼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역할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