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5월 초가 되면 유럽 축구계는 다가오는 이적 시장 예측으로 달아올랐다. 어떤 선수가 어느 팀으로 갈지, 이 선수의 이적료는 얼마가 나올지 등에 관심이 집중됐다. 축구계로 모이는 돈이 많아지고 유명 선수들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선수 몸값 폭증 현상이 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같은 풍경을 바꿔놨다. 리그 일정이 연기돼 당장 이적시장이 언제 열릴지부터가 예측 불가가 된데다가 선수들의 이적료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명 선수들의 예상 이적료로 자연스럽게 1000억원대를 부르던 현지 언론들조차 이제는 자연스럽게 이를 낮춰서 전망하기에 이르렀다.
코로나19가 축구계에 불러온 '현실적 고민'
축구계가 리그 재개를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 문제다. 코로나19로 리그 일정이 멈추자 유럽 축구계는 순식간에 경제적 어려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만약 리그가 완전히 취소될 경우 유럽 리그들이 겪을 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른바 '5대 리그'(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로 분류되는 최고 수준 리그의 경우 방송사와 연간 1조원을 훌쩍 넘는 중계권 계약을 맺는다. 이 중계권료는 각 구단들의 생존과도 직결된 돈이다. 각 리그 사무국은 시즌이 끝난 뒤 순위에 따라 구단들에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이 돈의 대부분이 중계권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만약 리그가 문을 닫는다면 방송사 입장에서는 중계할 경기가 사라지기 때문에 지급한 중계권료를 온전히 회수하기가 어렵다. 이 경우 방송사는 시청자가 아닌 리그 측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만약 위자료까지 청구된다면 리그가 방송사에 보상해야 할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어떻게든 리그를 재개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구단의 또다른 주요 수입처인 입장 수익이 이번 시즌에는 사실상 없어졌다.
이미 리그 일정이 멈추면서 유럽 내 모든 축구팀들의 입장 수익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리그가 재개되더라도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이 아니기에 이번 시즌은 남은 일정을 무관중으로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팀별로 10~12경기 정도 남은 상황에서 이 기간 입장 수익이 없어지면 고스란히 구단 장부에 마이너스로 기록된다.
여러 외신들의 전망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20개 구단이 입을 총 손실액은 리그 취소시 11억파운드(한화 약 1조6600억원), 리그를 재개하더라도 1억7700만파운드(약 2670억원)에 이른다. 스페인 라리가는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이 직접 6억7880만유로(약 8970억원, 1~2부 합산)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리그 취소를 결정한 프랑스 리그1도 최대 1억7500만파운드(약 2646억원)의 추산 피해를 입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럽축구 이적시장이 예전과 똑같이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여러 외신들의 전망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20개 구단이 입을 총 손실액은 리그 취소시 11억파운드(한화 약 1조6600억원), 리그를 재개하더라도 1억7700만파운드(약 2670억원)에 이른다. 스페인 라리가는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이 직접 6억7880만유로(약 8970억원, 1~2부 합산)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리그 취소를 결정한 프랑스 리그1도 최대 1억7500만파운드(약 2646억원)의 추산 피해를 입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럽축구 이적시장이 예전과 똑같이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선수 한명에 2000억원? '올해는 안돼'
유럽 축구계는 지난 십수년 간 선수 영입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첼시)와 셰이크 만수르(맨체스터 시티), 카타르 투자청(파리 생제르망)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슈가 대디'들이 돈보따리를 들고 축구계로 몰려들었다. 이들이 이적시장에서 아무리 비싼 값에도 원하는 선수를 사들이자 전체적인 몸값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났다.미국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지난해 여름 유럽 5대 리그 구단들이 이적 시장에서 소비한 돈이 55억유로(약 7조27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2018년 여름이적시장 대비 9000만유로(약 1190억원) 더 오른 수치다.
2010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축구선수는 8000만파운드(약 1210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으나 2010년대 중반을 지나며 네이마르(2억2200만유로), 킬리언 음바페(1억8000만유로, 이상 파리 생제르망), 우스망 뎀벨레(1억2000만유로), 필리페 쿠티뉴(1억4200만유로) 등 대형 이적이 잇따라 터졌다. 선수 몸값으로 1억유로를 넘게 전망하는 것이 어느덧 일반화됐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이런 분위기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역대급 손실에 머리를 싸매쥐는 구단들이 선수 한 명을 데려오는데 큰 돈을 무작정 투자하기 어려워졌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최근 재정적 페이플레이(FFP) 규정 위반을 이유로 맨시티에게 징계를 부과하면서 예전처럼 거물급 구단주들이 마음 놓고 개인 자금을 풀어재끼기도 눈치가 보인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주목받는 선수는 마르티네스뿐만이 아니다.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제이든 산초, 엘링 홀란드(이상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티모 베르너(RB 라이프치히), 칼리두 쿨리발리(나폴리) 등이 거액에 팀을 옮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들 중 일부는 노골적으로 이적을 희망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당장 구단들이 더 이상 수천억원대의 돈을 지불할 여력이 없다. 'FT'에 따르면 에드 우드워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부사장은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개별 선수에게 수억파운드를 지불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이런 추측은 스포츠가 직면한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에서도 손꼽히는 '부자 구단'인 맨유의 수장이 이같이 발언한 것은 유럽 축구계가 얼마나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선수 몸값의 하락으로 소위 '빅 클럽'들이 상대적 이득을 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FT'는 유럽 축구리그 선수들 전체의 가치가 최대 100억유로(약 13조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덩치가 큰 구단들은 원하던 선수들을 당초 예상보다 싼 값에 얻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빅 클럽보다 더 현금이 필요한 소규모 구단들이 적당한 가격이면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이라도 기꺼이 팔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