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을 구조해 그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로 구독자 50만명을 끌었던 유튜버 '갑수목장' 관련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사진=갑수목장 캡처
유기동물을 구조해 그들의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로 구독자 50만명을 끌었던 유튜버 '갑수목장' 관련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유튜브에는 ‘갑수목장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채널이 만들어지면서 갑수목장이 동물을 학대하고 콘텐츠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커졌다. 폭로 채널 운영자는 ‘유기동물을 구조하는 갑수목장과 같은 대학에 다니는 수의대생’이라고 밝히며 ‘동물들과 피해자들을 위해 용기를 낸다’고 했다. 이들은 갑수목장이 재학 중인 충남대 수의학과 재학생 1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에는 수의대생인 갑수목장이 동물을 학대하고 콘텐츠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을 만든 폭로자는 지난 1월19일 갑수목장 채널에 올라온 "태어나 처음으로 쥐를 본 고양이 반응"이라는 영상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갑수목장은 친구의 햄스터를 데려왔다고 했지만 사실은 구매한 것"이라며 갑수목장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을 증거로 내세웠다.


녹취록에 따르면 갑수목장은 '햄스터 동물학대라는 댓글 삭제했냐'는 질문에 "차단하고 삭제했다. 프로불편러들이 많다. 내가 (햄스터를) 사다 죽인 것도 아니고"라며 문제없다는 듯이 답했다. 이어 "홈플러스에서 햄스터를 4000원에 구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폭로자는 "여기서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영상 속 햄스터는 두번째 햄스터라는 거다. 첫번째 햄스터는 갑수목장의 비밀채널을 위해 희생됐다"며 카카오톡 대화를 재구성해 공개했다. 카카오톡 대화에서 갑수목장은 "햄스터를 사서 영상 찍었는데 고양이가 머리통 물어서 죽었다"고 얘기한다.

밥을 굶기니까 일해… 동물학대 정황

동물학대 의혹도 제기됐다. 재구성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갑수목장은 "비인간적인 방법이지만 고미, 도리 밥을 굶기니까 일을 한다"고 말했다. 고미, 도리는 어린 유기묘로, 현재는 배우 유승호가 입양한 상태다.


폭로자는 갑수목장 채널의 고양이들이 유기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갑수목장이 노루, 미로, 절구, 레이 등 고양이와 강아지를 펫샵에서 구매했지만 구조하거나 임시보호 하는 척했다는 것이다.

폭로자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노루) 데려올 때 즉흥적이었다. 루미 조회수가 안 나와 어떡해. 새로운 애 데려오자. 데려왔는데 대박났어. (구독자) 다들 다 믿네. 거짓말이 쌓이고 쌓이니까 이제 사람들이 의심이 커지는 거다. 여기서 분위기 엎으려면 진짜 다리 아픈 길냥이를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 갑수목장의 목소리가 담겼다.

갑수목장은 어린 리트리버 절구를 펫샵에서 데려온 후 영상을 올리고 "조회수가 40만이 넘어. 절구도 데려온 값은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폭로자에 따르면 절구는 한 달 동안 영상 촬영할 때 이외에는 좁은 철창에 갇혀있었다고 한다.

"가슴 큰 여자 노출하면 돈된다" 망언도 



폭로자는 갑수목장과 이 채널의 편집자가 구독자들을 비웃는 발언들을 주고받았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편집자가 구독자를 "광신도들"이라고 표현하자 갑수목장은 "광신도들은 나중에 돈이 되지"라며 맞받아쳤다. 또 두 사람은 "불편충들 싫다면서 조회수 꾸준히 올려준다" "츤데레네" 등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여성을 성 상품으로 보는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구성된 카카오톡 대화에 따르면 갑수목장이 "가슴 큰 여자가 노출좀 하면서 새채널 배우하면 대박이다"라고 하자 편집자는 "가슴이 얼마나 크냐. 거기에 따라 페이가 달라진다"라고 답한다.

이에 갑수목장은 여성의 사진을 보내며 "노출 있는 거 입으면 크다. D컵"이라고 덧붙인다. 편집자는 "I컵녀면 끝나는데. 대신 벗고 와라"고 말했다.

폭로자는 갑수목장이 '돈' 때문에 이같은 행동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갑수목장은 유튜브 라이브방송에서 후원금이 들어오면 "모두 고양이들을 위해 쓰인다"며 "사실 제가 날개없는 천사라고 불린다. 거의 천산데 날개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관심 좋아 거짓 영상… 학대 의혹은 부인

논란이 커지자 갑수목장은 7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박갑수입니다’라는 제목의 해명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구조했다고 했던) 레이, 노루, 절구가 펫샵에서 왔다는 보도는 사실”이라면서도 “더 큰 채널로 성장시키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관심이 좋아 더 큰 채널을 바라게 됐고 그러면서 거짓 영상을 찍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동물 학대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고양이들을 학대하거나 굶긴 적이 없다”며 “심지어는 보호소에 있는 동물들에게 우유를 주기 위해 새벽 3시쯤 일어난 적도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7일 동물보호단체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은 대전 유성경찰서에 ‘갑수목장’을 운영하는 수의대생 A씨(26)와 편집자 B씨(25)를 동물보호법 위반·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