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약품을 체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세계 2위인 러시아에서 수많은 의료진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며 의사들이 놀라운 속도로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러시아에서는 25만224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2305명이 숨졌다. 확진자만 따지면 141만7889명의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특히 안전이 보장되어야 할 의료진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러시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현재까지 의사와 간호사, 구급대원 등 180여명의 의료진이 숨졌다.

매체는 "러시아 국영TV는 연일 의료진의 영웅담을 내보내고 거리 광고판에는 관련 사진이 도배됐다"며 "그러는 동안 정작 의료진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소식통은 매체에 수도 모스크바 최대 규모 병원에서 전체 의사의 7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의료진 146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의심 증상이 있더라도 이들을 치료할 사람조차 부족하다. 러시아 중서부 우파에 위치한 쿠바토바 병원은 지난달 당국으로부터 코호트 격리(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 조치됐다. 이곳에서 일하는 림마 카말로바 학과장은 의심 증상이 발현했음에도 병원에 갇혀 정맥주사를 맞으며 환자를 계속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당국도 급속히 확산되는 의료진의 감염 사례를 결국 인정했다. 미하일 무라샤코 러시아 보건장관은 지난 13일 "러시아 병원 400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무라샤코 장관은 "전염병이 잘 통제되고 있다"라며 확산설에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