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는 감염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뿐만이 아니다. 청소년 이하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일명 '어린이 괴질'(소아·청소년다기관염증 증후군)이 코로나19와 맞물려 유행하자 각국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코니 아일랜드 해변에서 한 소녀가 마스크를 쓴 채 휴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로이터

서방서 빠르게 확산… WHO '경고'

어린이 괴질로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 38도 이상의 발열이 24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동시에 검사 결과 염증이 확인된다.
염증이 심장·신장·폐·혈액·위장관·피부·신경계 중 2개 이상 다기관 장기를 침범해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 상태일 때를 의미한다.


증상에 따라 손과 발, 입이 부풀어 오르거나 복통·구토·설사같은 위장 증상, 심할 경우 심장의 염증이나 혼수 상태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증후군은 코로나19와 별개로 5세 이하 영유아에게 주로 발병하는 가와사키병 쇼크 증후군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의학 저널 '병원 소아학'에 가와사키병과 코로나19 증상을 동시에 보이는 신생아 사례가 알려지면서 두 질병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처음 제기됐다.

이 어린이 괴질은 미주나 유럽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으로 총 230여건의 괴질 의심 사례가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졌다. 미국에서도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해 20여개주에서 수백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데다가 환자들 중 코로나19 음성 반응을 보인 경우도 많아 보건당국도 뚜렷한 정의를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어린이 괴질 주의보를 전세계에 발령했다.

WHO는 "아직 다른 국가에서 이 질환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라며 "주로 어린이들에게 다발성 장기부전과 독성 쇼크 증후군을 유발하는 이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로부터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26일 충북 오송 질본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서도 발병 사례… 보건당국 조사 중

국내에서도 이같은 어린이 괴질 의심사례가 26일 보고됐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국내 코로나19 연관 소아·청소년다기관염증 증후군 의심사례가 2건 신고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의심 사례 2건은 모두 서울 지역 의료기관에서 나왔다. 의심 환자 연령대는 10대 미만 어린이 1명, 10대 청소년 1명이다.

다만 방대본은 이 중 1건을 다기관염증증후군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신고된 2건에 대해 모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의심환자 2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만큼 코로나19와의 연관성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전일 신고된 바에 따르면 10세 미만 의심 사례 1명이 신고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어 조사 진행 후에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 발생시에는 '국번없이 1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