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창석 IBK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장
최창석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사기피해 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기자와 만나 기업은행의 배상을 촉구했다./사진=머니S
"부실한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과 책임을 회피하는 윤종원 행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깨졌다. 11일 이사회 진입을 강행하겠다."
지난 9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최창석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장은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기업은행을 향한 투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대책위와 지난 8일 2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날 만남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소득 없이 끝났다. 

간담회에는 윤종원 행장과 김성태 전무, 임찬희 개인고객그룹부행장 등이 참석했고 피해자들의 요구사항 수용이나 피해 구제방안 등 구체적인 해법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없이 끝난 간담회, 중소기업인 한숨

이날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는 환매가 중단된 914억원을 투자자에게게 '전액배상'하고 ▲윤 행장이 주관하는 피해자 공청회 개최 ▲오는 11일 열리는 기업은행 이사회에 대책위 참관과 발언기회 보장 ▲디스커버리의 펀드 도입 판매 책임자 2인에 대한 파면 또는 면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간담회 전에 임찬희 부행장 등 임원들이 전화해 '100% 보상이란 말을 하지 마라', '최소한의 인원만 면담에 참여하라'는 등 요구사항이 많았다"며 "윤종원 행장이 피해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피해자 대책 내용은 밝히지 않았고 모든 책임을 이사회로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에게 전달한 안내문과 상품 가입서/사진=머니S
기업은행은 2017~2019년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각각 3612억원, 318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원, 219억원어치가 환매 지연된 상태다.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은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펀드 환매중단으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 위원장도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굴리던 회사 여유자금 7억원을 디스커버리펀드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자금을 날릴 처지에 처했다. 

지난 1월30일 미국 법정관리인은 디스커버리 펀드와 유사한 해외운용사 DLI의 대표펀드(DLIF)의 손실률을 약 60~70%로 공시했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위원장은 "기업은행과 20~30년 거래하던 안산 시화공업단지, 오산 공업단지 등 중소기업인들이 여유자금, 회사 운용자금을 디스커버리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게 됐다"며 "지난해 4월부터 펀드의 환매중단이 시작됐는데 은행은 자체 진상 조사도 하지 않고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고객에서 제공한 것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 펀드에 적게는 1억원 부터 많게는 90억원까지 돈이 묶인 기업인들은 참담한 심정이다"며 "펀드 판매부터 환매과정이 부실한 것을 윤 행장이 사과하고 계약자체가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검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은 당초 올해 상반기에 검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지연됐다. 윤 행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의 자율조정안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은 오는 11일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윤종원 기업은행장 규탄집회'에 나설 예정이다. 피해자들이 이사회 참관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은행과의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위원장은 "기업의 동반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인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며 "금감원이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및 기업은행 등 판매회사들에 대한 조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간담회에서 나온 피해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