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대화의 문'이 닫혔다. 북한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삐라) 활동을 빌미로 9일 남북간 직통 통신연락선을 끊으면서다. 이에 남북관계가 자칫 4·27 판문점 선언 이전 시점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9일 오전 6시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며 이날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선을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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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빌미… 북한, 남한과의 통신 단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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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9일 오전 6시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며 이날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한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선을 차단·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측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면서 ▲개성공단 폐쇄 ▲남북연락사무소 철폐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거론한 지 닷새만에 첫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이 같은 보도가 난 이후 통일부와 국방부, 청와대 등은 상황 파악에 나섰다. 남북 연락사무소는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 두차례 통화해온 가운데 북측은 이날 오전 9시 연락사무소를 통한 개시 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또 통일부가 이례적으로 이날 낮 12시에 추가적으로 북한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다.
같은 시간 국방부 역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양측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북측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통일부는 "남북 간 통신선은 소통을 위한 기본 수단이므로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며 "정부는 남북 합의를 준수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방부도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다만 통일부는 이번 사태로 연락사무소를 '폐쇄'로 평가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당국자는 "통신선 두절이 곧 연락사무소 폐쇄로 해석을 해야할 것인지는 기술적인 사안"이라면서도 "낮 12시 이후에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따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통일부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조치에도 "통일부의 발표 내용을 참고해 달라"며 신중한 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청와대의 신중 기조는 북한의 반발 의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청와대는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북한의 의도 등에 대해서도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같은 대남 강경 기류가 최근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까지 언론에 보도되는 등 그동안 우리 측에 쌓인 불만을 표출한 것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북한 내부 상황이 어려운 만큼 내부 결집을 위한 성격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여정 제1부부장(사진)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측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면서 ▲개성공단 폐쇄 ▲남북연락사무소 철폐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거론한 지 닷새만에 첫 조치를 이뤄졌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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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회귀 수순 아니냐는 우려… 핫라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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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남북관계가 사실상 문재인 정부 초기로 회귀하는 수순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도 남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전단 살포 등을 문제 삼으며 긴장도를 끌어올리면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 등 도발을 지속적으로 감행했다.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과 두터운 신뢰를 쌓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돌연 노동당 중앙위 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 통신연락선인 일명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까지 차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남북관계가 회귀 수순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은 2018년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특사단의 대표적 방북 성과 중 하나였다. 4·27 제1차 남북정상회담 전 시험 통화하기로 한 특사단의 합의에 따라 1주일 전인 4월20일 남북 실무자간 첫 시험 통화가 4분여간 이뤄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