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장동규 기자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하면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에 관심이 쏠린다. 법원이 지난 9일 구속영장 발부를 기각하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및 기소 정당성을 외부 전문가가 심의할 수 있기 때문.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와 변호인단은 부의심의위원회에 10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의견서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11일 열릴 부의심의위는 이 부회장 사건의 수사심의위 회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부의심의위가 회부를 결정하면 검찰총장은 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변호사·학계·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간위원 250명 중 무작위로 선별된 15명의 위원이 검찰수사와 기소 타당성을 판단하게 된다. 만약 심의위가 열리면 시점은 6월말 쯤으로 에상된다.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거나 범죄사실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취지의 1차 판단을 내렸다면 심의위 소집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하지만 영장이 기각되고 혐의 판단도 명확하지 않아 소집 가능성이 높은 상황.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은 수사심의위에 대비한 자료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심의위 위원들은 30쪽 이내의 짧은 의견서와 30분가량 의견 진술을 각각 들은 뒤 사안을 판단해야 하는 만큼 방대한 내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검찰은 영장 기각 사유에서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봤기 때문에 기소 단계까지 언급됐다는 판단이다. 수사심의위에서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불법 행위가 이뤄졌고 이 부회장이 관여했다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 측은 구속 영장 기각 이유를 근거로 불기소 의견까지 충분히 받아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기본적 사실관계만 인정했을 뿐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등 범죄혐의에 대해 소명되지 않았다는 것. 따라서 합병과 회계처리 기준에 있어 불법 행위가 없었고 합병도 경영권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강조하며 불기소 권고를 기대하는 중이다.

심의위가 기소를 권고하면 검찰은 수사에 탄력을 받지만 불기소 권고가 나오면 장기간 무리한 수사에 따른 비판을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보다 11일 열릴 부의심의위를 통과하느냐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