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마스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니 불안해요. 마스크나 장갑을 제대로 끼고 만들었을까요. 비위생적인 과정을 거쳐 만든 걸 돈 주고 착용하는 건 아닌지 신뢰가 가질 않아요.”(40대 직장인 B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탓에 시민들의 상대적으로 숨쉬기 좋은 ‘얇은 마스크’ 마련에 분주하다. 수요가 급증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한 ‘비말(침방울) 차단용 마스크’는 구하기 쉽지 않다. 시민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숨쉬기 편안한 ‘덴탈 마스크’(수술용 마스크)에 쏠리고 있다.
비말 차단 효과가 있으면서도 가볍고 숨쉬기 편한 덴탈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이 늘어나자 제2의 ‘마스크 대란’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산 덴탈 마스크 일부의 비말 차단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의구심까지 더해져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대부분의 중국산 제품은 식약처 인증을 받지 않은 일회용 공산품 마스크여서다.
문제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와 덴탈 마스크 모두 생산물량이 달려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6월5일부터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공적 보건용 마스크의 3분의1 가격인 장당 500원에 팔리기 시작했지만 구매자가 몰리며 사이트가 마비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비말 차단용 마스크 판매 허가를 받은 업체는 ▲웰킵스 ▲건영크린텍 ▲파인텍 ▲피앤티디 등 모두 4곳에 불과해 수요를 맞출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덴탈 마스크도 상황은 마찬가지. 식약처가 밝힌 덴탈 마스크의 하루 생산량은 70만장. 이마저도 전체 생산량의 80%가 의료기관에 공급되고 나머지 20%만 시중에 풀린다. 비말 차단 효과가 입증된 국산 덴탈 마스크를 구하기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중국산 덴탈 마스크에 눈길이 쏠린다. 의약업계 한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물건 가운데 중국산이 아닌 것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마스크 역시 다르지 않다”며 “무조건 중국산 마스크라고 피하기보다는 인증 여부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①의약외품 인증 로고 찾아라
의약업계는 덴탈 마스크의 ‘원산지’가 아닌 ‘인증 여부’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감염예방 효과를 보려면 비말 차단 효과가 분명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식약처는 차단 효과가 있는 마스크에만 ‘의약외품’ 인증 사용을 허가한다. 마스크업체는 의약외품 인증을 받기 위해 식약처에 액체 저항성 실험, 박테리아 차단 등 자료를 제출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식약처 인증을 받은 의약외품 마스크에는 기존 KF 94·80으로 불리는 보건용 마스크,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덴탈 마스크, KF-AD로 불리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 등이 있다. 여름을 맞아 식약처와 마스크업계가 새롭게 내놓은 비말 차단용 마스크의 입자 차단 성능은 KF 기준으로 55∼80% 수준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는 3~4겹으로 이뤄졌지만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필터와 부직포 2겹으로 두께가 얇아 차단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볍고 숨쉬기 편하다”고 설명했다.
② MB필터, 만능 아니지만 없는 것보단 낫다
마스크에 멜트브라운(MB) 필터 사용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 물론 MB 필터의 성능과 함량에 따라 바이러스 차단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MB필터로 만든 제품이더라도 모두 방역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마저도 사용하지 않는 업체가 적잖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마스크업체 관계자는 “MB 필터 원가가 5배 이상 뛰면서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부직포를 덧대 마스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며 “MB필터로 제조하지 않은 마스크는 코로나19 방역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③ KC 인증?… 유해물질 없다는 얘기일 뿐
‘KC 인증 덴탈 마스크’도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낮다. KC 인증은 마스크를 포함한 각종 공산품에서 포름알데히드, 아릴아민 등 인체유해성분이 제품 표면에서 검출되지 않았다는 안전성을 인증해주는 일종의 품질보증서다. 식약처 관계자는 “KC 인증을 받았다고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보인다고 주장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마스크의 비말 차단 효과를 확인하려면 직접 실험해보는 방법도 있다. 250㎖ 컵에 물 100㎖를 채운 뒤 마스크로 위를 덮어씌운다. 그 상태에서 컵을 뒤집어 30분 동안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이 과정을 통과한 마스크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 수준의 효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