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이날 315호 법정에서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의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

"뒤에 칼로 찌르더라. 여자는 내려가다가 두 번째 계단에 앉았는데 막…"
"그 아이가 여기 앞에서 쓰러져 있다. 119에 전화 걸고 문 앞을 보니까 바로 올라와서 여기서…"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을 최초로 신고한 사람의 증언이다. 이처럼 극악무도하게 22명의 사상자를 낸 안인득에게 항소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이날 315호 법정에서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의 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80여세대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는 등 22명을 사상한 안인득이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은 것이다.

피해 유족들은 충격을 받았다. 항소심 판결을 듣고 법정을 나온 유족들은 20분이 넘도록 법원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군 채 눈물만 훔쳤다.


재판부는 이날 "안인득은 과거 2010년 범행으로 정신감정을 받아 조현병으로 판정받아 치료를 받아왔다. 2017년 7월 이후 진료를 받지 않았다"며 "대검 심리검사 결과 피해망상과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이것이 범행 동기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검사는 심신미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안인득의 경찰 조사 당시 진술과 태도, 임상심리, 정신감정 등을 종합해 판단해 보면 안인득은 범행 당시 조현병 장애를 갖고 있었고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형 중 사형을 선택하되 심신장애로 미약한 상태로 보여 형을 감경해서 사형 선택에 대한 감경은 무기징역형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으로 처한다"고 덧붙였다.

안인득은 지난해 4월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던 주민 5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안인득은 지난해 11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지난 4월22일 항소심 공판에서 "안인득이 범행 대상을 미리 정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피해자들의 얼굴과 목, 가슴 등 급소를 찔려 살해했다"며 "안인득을 사형에 처해 잔혹 범죄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심신미약, 조현병 등을 이유로 감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판단에 국민들은 "죽은 사람만 억울하다"며 재판부를 비난하고 있다. 범죄 정황을 파악하기 보다 피의자의 정신적 건강을 먼저 확인하는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인득의 금찍한 범죄, 계획된 것인가



지난해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안인득 사건의 최초 신고자의 증언을 다뤘다. /사진=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캡처
지난해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안인득 사건의 최초 신고자의 증언을 다뤘다.
탈북자이자 이날 사건 최초 신고자라고 전한 한 목격자는 “제가 사건을 신고했다. 여기가 좋은 나라로 알고 있는데 모르겠다”라며 직접 목격한 살인극은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목격자는 “뒤에서 칼로 찌르더라. 여자는 내려가다가 두 번째 계단에 앉았는데 막 쌍칼로 찍어 내리더라”며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증언했다. 이어 “범행도중 내가 정확히 봤다”면서 “‘빨리 못 내려 갔어?’, ‘야 내려와라 내려와’ 이러더라”며 안인득의 말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 아이가 여기 앞에서 쓰러져 있다. 119에 전화 걸고 문 앞을 보니까 바로 올라와서 여기서 죽이고 208호까지 들어갔다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