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롯데백화점 노원점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가 진행된 가운데 행사장 내부에서 고객들이 명품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한국인의 지독한 '명품 사랑'이 연일 증명되고 있다. 면세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창고에 쌓여가던 명품을 시중에 풀면서다. 신세계면세점을 시작으로 롯데, 신라까지 명품이 풀리는 족족 '품절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첫 판매… 매출 '대박'


롯데면세점은 25일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를 진행했다. 오는 26일 본격적인 판매에 앞서 롯데백화점 노원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 파주점 등 3곳에서 프리오픈으로 선판매를 실시한 것.

이날 롯데백화점 노원점은 오전 10시30분 개점 시간에 맞춰 판매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미 오전 6시부터 대기자가 발생했고 오는 순서대로 배부 받는 대기 번호표는 이미 백화점 개장 전에 300번대를 넘겼다. 

행사장에서는 20~30명씩 순차적으로 입장해 20분간 쇼핑을 했다. 백화점 운영 시간 내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은 750여명으로 이 인원이 모두 가져갈 수 있는 번호표는 백화점 개장 후 1시간 만에 동났다.

아울렛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파주점에서는 오전 10시30분에 입장 인원 660명에게 번호표 배부를 완료했다. 기흥점에서는 오전 11시30분에 600명이 번호표를 받아갔다. 

매출도 '대박'을 기록했다. 세 곳의 판매처에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5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오픈 5시간 만에 일 목표 매출의 약 100% 이상 달성한 수치다. 

온라인 '접속 지연·품절 대란' 계속

신라면세점이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25일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사진=신라트립 캡처

신라면세점도 이날 자체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인 '신라트립'을 통해 재고 면세품 판매를 진행했다. 당초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매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상품을 추가 등록하기 위해 행사 시작 시간을 지연했다.

신라면세점은 이날 오후 2시에 판매를 재개했다. 4시간 늦게 시작된 행사임에도 50만명의 접속자가 몰리면서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홈페이지에는 에러 페이지가 나타났고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튕김' 현상이 벌어졌다.

불안정한 접속 상태에도 면세품은 속속 품절됐다. 신라면세점에 따르면 판매가 시작된지 3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 기준 50%의 품절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서 온라인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 신세계면세점과 롯데면세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3일과 지난 22일 두차례에 걸쳐 명품 재고를 판매했다. 판매처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는 첫번째 판매 당시 접속 장애를 빚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행사에서 준비한 재고 물량 90%를 소진했다. 특히 2차 판매 당시에는 1차 때와 비교해 인기가 덜하고 저렴한 가격대의 '매스티지'(Masstige·가격은 명품에 비해 저렴하지만 품질은 명품에 근접한 상품) 브랜드를 준비했음에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려, 판매 개시 5시간 만에 전체 90%를 팔아치웠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3일 계열사 통합 온라인 쇼핑 채널인 '롯데온'을 통해 9개 브랜드의 재고 면세품을 판매했다. 판매 시작 전부터 접속자가 몰려 20여분간 먹통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당시 판매 개시 4시간 30분만에 준비한 물량의 70%를 소진했다.

이 같은 열기는 한국인의 명품 사랑 덕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4조8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여덟번째로 큰 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눌러왔던 소비욕구가 분출되는 현상)로도 분석된다. 특히 해외여행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면세쇼핑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명품 구매의 기회를 잡으려는 소비자들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