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영찬 기자
미국 의회는 1990년 요트와 자가용 비행기, 고급 승용차 등에 사치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걷자는 목적이었다. 이런 사치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부자들이므로 그들에 대한 세금부과는 정당하고 논리적이라고 여겨졌다. 국민들도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측과 전혀 달랐다. 사치재에 대한 세금이 많아지자 부자들은 요트나 자가용 비행기 등의 구매를 줄였다. 대신 해외여행을 자주 가거나 자녀들에게 유산을 더 남겨주는 선택을 했다. 불똥은 요트나 자가용 비행기를 생산하는 기업과 노동자에게 튀었다. 이들 업체가 경영난을 겪게 되면서 임금 삭감이나 해고 등이 뒤따랐다. 결국 의회는 대부분의 사치재에 대한 세금을 1993년에 폐지했다. 맨큐의 핵심경제학 2판에 나오는 내용이다.

누가 진짜로 세금을 부담하나

미국의 소비세 정책이 실패한 것은 세금이 발휘하는 미묘한 부작용 때문이다.

첫째, 조세귀착과 전가(轉嫁)다. 세금이 부과되는 대상에 대한 수요와 공급 상황에 따라 실제로 세금을 내는 사람이 달라진다. 임대하는 집에 대한 재산세를 인상할 경우 집 주인은 그 세금을 세입자에게 내도록 한다. 세금과 세금을 핑계로 한 더 많은 돈을 얹어 전세금을 올린다. 세입자는 받아들인다. 이사비용 등을 감안한 울며 겨자 먹기다. 세금이 집주인에게서 세입자로 전가된다. 부자를 혼내주고 세입자를 위한다는 세금이 오히려 세입자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

둘째, 민심을 얻지 못한 세금은 정권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1977년에 도입된 부가가치세는 영업세와 물품세 등 9개로 나눠져 있던 간접세(소비세)를 하나로 묶어 10%를 부과했다. 도입 당시 반대여론이 심했고 1979년 박정희 유신정권이 무너지는 원인이 됐다. 캐나다도 1991년 연방부가세를 신설한 뒤 1993년 총선에서 집권당이 참패했다. 일본도 하시모토 총리가 1997년, 소비세를 3%에서 7%로 올린 이듬해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했다.

셋째, 세금을 내야 하는 사람들의 대응이다. 사치세가 붙는 요트를 사지 않는 것처럼 경제적 선택을 통해 세금을 피한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에서 1696년에 도입된 창문세다. 당시 창문이 6개 이상인 집에 대해 7~9개는 2실링, 10~19개는 4실링의 세금이 부과됐다. 창문이 많을수록 집이 크다는 것이고, 집이 크면 부자이기 때문에 세금을 부과하면 잘 걷힐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창문세가 부과되자 사람들은 창문을 없앴다. 결국 1851년 폐지됐다. 

주식양도차익과세 지금 거론할 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