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고인의 상관이 고인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구한 행위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30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익산공장의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개선지도 및 권고를 받았다. 오리온은 고용노동부의 권고를 겸허히 수용하고 성실히 수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오리온은 먹거리를 제조하는 식품회사로 업의 특성상 식품위생과 소비자안전을 위해 엄격하게 생산공정을 관리해 오고 있다. 하지만 회사 규정에 의하면 시말서 처분은 본사 차원에서 내려지는 인사 징계 중 하나라는 게 오리온 측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확인 된 것처럼 생산 현장에서 품질관리를 위해 경위서나 시말서를 받을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리온은 사규를 어기고 경위서를 요구한 익산공장 팀장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오리온은 “회사 규정에 의하면 시말서 처분은 본사 차원에서 내려지는 인사 징계 중 하나로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이를 위반하고 본인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해당 팀장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징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이어 “이번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겸허히 수용하고 개선지도 및 권고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인이 지목한 동료 직원에 대해서는 혐의점을 찾을 수 없다고 전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고인의 정신적 고통과의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찾기 어려워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인정되지 않았다. 다만 고용노동부 지시에 따라 자체적으로 재조사를 시행할 방침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공장 내 경직된 조직 문화가 존재했음을 알게 됐다. 현재 본사차원에서 공장의 업무 문화,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청취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공장 내 존재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혁해 가겠다. 노동조합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사 공동으로 현장의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우선 외부 기관을 통한 '근로자 심리 상담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임직원들이 회사 생활 외에도 개인적인 고충이나 고민 등을 털어놓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보다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 외 나이 어린 신입사원들을 지원하는 멘토링 제도 등 공장 내 임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사내 정책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3월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직원 서모씨(여·향년 22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그만 괴롭혀라"는 내용과 함께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이 적혀 있어 직장 내 괴롭힘을 암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 하고 싶어"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