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가 지난 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정문경·이재찬)는 이날 범죄인인도조약에 따라 손정우를 인도해달라는 미국의 청구를 거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사진=뉴스1

법원이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미국 인도를 불허하면서 잠시 중단됐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가 재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손정우 부친이 미국 인도를 막기 위해 직접 아들을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다시 들여다볼 예정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5월 손정우 부친의 고소장이 접수된 직후 사건을 형사4부(부장검사 신형식)에 배당했으나 관련 수사를 유보했다. 법원에서 인도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법원이 손정우의 미국 인도를 불허함에 따라 검찰은 이 사건 수사를 진행한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대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손정우 부친은 지난 5월11일 서울중앙지검에 아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부친의 고소장 접수는 손정우의 미국인도를 막기 위한 시도로 해석됐다. 부친이 손정우를 국내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국내 처벌을 유도해 미국 인도를 막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었다.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르면 이미 한국에서 처벌을 받은 혐의는 미국에서 다시 처벌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범죄인 인도도 이뤄지지 않는다.


앞서 법무부는 미국 인도요청의 대상범죄 중 국내 법률에 의해 처벌가능하고 국내 법원의 유죄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인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동 성착취물 유포·판매 등 혐의로 이미 국내에서 형을 복역했기 때문에 이를 미국에서 다시 처벌하는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한다.

손정우 부친의 고소장에는 '아버지의 신상을 무단으로 도용해 가상화폐를 개설하고 범죄수익금을 거래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할머니의 병원비를 성착취물 범죄수익으로 지급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부친의 고소 사건을 수사하며 손정우의 범죄수익 은닉 또는 세탁 혐의 전반에 대해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고소장에는 일부 범죄수익 은닉 혐의만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몰수·추징을 통해 이미 확보한 가상화폐(범죄수익) 내역도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정우가 향후 수사를 받을 범죄수익은닉 범죄는 국내 최대 형량이 징역 5년 또는 3000만원의 벌금이다. 반면 미국에서 동일 혐의는 최대 징역 20년에 처해진다.

아동 성착취물 배포 등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이미 확정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추가수사가 이뤄지기 어렵다. 손정우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충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서버를 두고 다크웹 사이트를 개설해 유료회원 4000여명에게 7300여회에 걸쳐 아동 성착취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손정우는 1심에서 집행유예,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