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불리던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간이 정말 끝나가는 것일까. 또다시 실점의 빌미가 된 실책을 범하자 여론마저 비관적으로 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FA컵 4강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1-3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선발 투입하며 결승 진출에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평소대로라면 컵대회에는 백업 골키퍼인 세르히오 로메로가 출전하지만 솔샤르 감독은 경기의 중요도를 감안해 주전 골키퍼인 데 헤아를 출격시켰다. 첼시의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케파 아리사발라가 대신 윌리 카바예로를 선발로 내세운 것과 대비됐다.
하지만 데 헤아는 이런 믿음에 제대로 부합하지 못했다. 사건은 후반 초반 터졌다. 첼시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첼시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가 후반전이 시작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중거리슈팅을 때렸다.
슈팅은 다소 힘없이 뻗어갔으나 데 헤아 골키퍼는 이를 제대로 쳐내지 못했다. 공은 데 헤아 골키퍼의 손을 맞고서는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확실히 손을 뻗어 막았다면 충분히 선방할 수 있는 슈팅이었다. 뜻밖의 실점을 한 맨유는 후반 29분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의 자책골까지 터지며 사기가 완전히 꺾였다.
영국 '더 타임스'의 수석 축구기자 헨리 윈터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마운트가 20야드(약 18m) 거리에서 찬 낮은 슈팅이 정확히 데 헤아의 아래쪽으로 향했고 골이 됐다"라며 "긴장해서일까? 자신감이 부족해서일까? 뭐가 됐든 맨유는 이런 종류의 실책을 더 이상은 용인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윈터 기자는 데 헤아에 대해 "좋은 골키퍼다"라면서도 "솔샤르 감독은 큰 선택 앞에 직면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데 헤아는 그동안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이며 세계 제일의 골키퍼로 손꼽혀왔다. 주급만 37만5000파운드(한화 약 5억60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 시즌 유독 잦은 실책을 보이며 그동안 쌓은 명성에 금이 갔다. 일각에서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임대된 딘 헨더슨이 다음 시즌 돌아올 경우 주전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997년생인 헨더슨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3번의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를 달성하며 해당 부문 전체 골키퍼 3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