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백운석 기자,김경훈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청와대 및 국회의 세종시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허태정 대전시장이 대전-세종 통합을 제안한데 대해 자치단체와 광역의회·정치권·학계 등 각계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허 시장은 지난 23일 대전형 뉴딜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전략 중 하나로 대전-세종 통합 추진을 제안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미 공동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전과 세종은 행정수도의 실질적 완성과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운명공동체”라면서 “대전과 세종의 통합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행정수도 완성의 당위성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다할 것”이라며 “대전과 세종이 통합하면 인구 200만 이상의 광역도시로 행정수도의 기반이 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중부권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세종시와 시민, 도민의 대의기관인 충남·북 광역의회 의원들의 반응은 냉소적인 반면, 미래통합당과 학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대전과 청주·천안·공주 등 인근지역을 하나의 도시권으로 묶기 위해 2006년에 광역권도시계획을 만들었고, 현재 조정 단계에 있다”며 “지금은 충청권을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충청권 상생방안으로 대전과 세종은 물론 천안·공주·청주와도 협력사업 추진을 위해 협의중에 있다”며 “대전과 세종이 하나의 도시권으로 만들어가자는 데는 공감하지만, 행정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허태정 시장의 통합 제안에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이춘희 시장은 “지금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와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데, 이로(통합 제안으로) 인해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세종시민 최모씨(49)는 “행정수도 완성은 충청인의 오랜 염원이다”면서 “여당에서 이를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뜬금없이 세종과 대전간 통합 얘기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목청을 높였다.
충남도희회 전익현 부의장은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국회와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방침에 충청인들이 힘을 모아줘야 한다”며 “대전·세종간 통합문제는 시민 합의 등 풀어야 할 여러 난제가 있는 만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은 균형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세종·대전간 통합은 오히려 이를 역행하는 것이 아니냐”며 “수도권의 비대화로 인해 어려가지 부작용을 낳으며 지방자치, 자치분권을 강화해야 하는 시기에 통합 제안은 균형발전 논리에 반하는 것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충북도의회 장선배 의원은 “인구가 많아야 중핵도시가 된다는 발생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수도권이 비대화돼서 문제인데, 도시가 커질 경우 빨대효과로 인한 인근 자치단체의 부작용도 우려되므로 충청권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충청권이 생활권과 경제권을 촘촘히 연결시키는 게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면서 “필요성과 당위성이 없는 통합은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허 시장의 통합 제안을 선언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했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국가균형발전의 대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허 시장의 통합 제안에 유감을 표했다.
시당은 “허 시장의 제안은 세종시 건립 취지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가균형발전에도 적합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대전시당은 “애초 취지와 목표와 달리 기형적이 발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세종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고 대전의 원도심과 구도심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등 도시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학계에서는 이미 세종을 중심으로 대전과 청주를 아우르는 메갈로폴리스 논의가 있었던 만큼 '스필오버'(Spill Over)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에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통합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스필오버란 특정지역의 현상이 타지역으로 퍼지거나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강병수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광역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대전과 세종을 통합해 같은 시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최호택 한국공공행정학회 회장(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은 “장기적으로 보면 통합으로 가는게 당연하다”며 “결과적으로 세종이 행정수도로서 역할을 하게 되면 스필오버 효과가 나타나게 돼 있지만 세종만 가지고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필오버 효과가 나타날 때면 이미 때는 늦다”며 “국가정책은 인프라(기반시설)가 중요한데 주먹구구식으로 기반시설이 늘어나면 돈은 돈대로 쓰고 나중에 다시 걷어내고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차제에 이런 논의가 나올 때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허태정 대전시장이 통합 제안을 하면서 연구용역에 착수하겠다고 한 것은 대전·세종연구원을 활용해 그림을 다시 그리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연구원을 중심으로 그림을 다시 그리는 작업을 해야 하고 그림 위에서 논의가 있으면 국토부에서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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