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개헌'을 언급한 가운데,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함한 '패키지 개헌론'이 여당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만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의 범위를 확대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작용을 개선하는 권력구조 개편까지 해결하자는 목소리다. 다만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패키지 개헌론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행정수도와 관련한 원포인트 개헌은 불가능하다"며 "개헌을 하게 된다면 권력구조 개편까지 한번에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키지 개헌론 주장은 아직까진 의원 개개인의 의견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머지 않아 수면 위로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올 초부터 다수의 정치인들이 '총선 승리 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21대 국회 들어서는 지난 17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제72주년 제헌절 기념식 경축사에서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까지가 개헌의 적기"라며 "코로나 위기를 넘기는 대로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자"고 불을 댕겼다.
일주일 만인 지난 24일에는 이해찬 대표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개헌을 전격 언급했다. 이 대표는 세종시가 주최한 '세종시의 미래,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의 시대' 특강 당시 "개헌을 해서 대한민국 수도를 세종으로 한다는 헌법상 규정을 두면 다 (청와대와 국회 등이) 세종으로 올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야당 지도부가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 대표는 "그분들과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안정성이 없는 만큼 우리 스스로 과정을 잘 만들어 가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행정수도 이전을 위해 '여야 합의를 통한 특별법 제정'에 방점을 찍은 원내지도부와 달리, 개헌을 통한 이전을 더욱 확실한 방법이라고 못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21대 총선 닷새 만인 4월20일 "개헌이나 검찰총장 거취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난과 경제위기, 일자리 비상사태"라며 개헌론에 함구령을 내린 그가 스스로 개헌 논의에 다시 불을 지핀 셈이다.
실제 여당에서는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하는 충청권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을 끌어들여 개헌선(200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야당에서는 5선 중진인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등이 행정수도 이전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패키지 개헌론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차기 대선 국면과 맞물려 정국의 블랙홀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자칫 어렵게 물꼬를 튼 행정수도 이전 논의까지 빨려들어갈 수 있다.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권력구조 개헌까지 하자고 하면 블랙홀이 형성되면서 엉뚱한 곳으로 간다. '대통령 4년제가 맞냐, 안 맞냐'로 가는 것"이라며 "원포인트로만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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